교육 언설

두 학교: 어느 학교가 더 행복한가?

멋지다! 김샘! 2017. 9. 9. 11:37

행복맞이(경남형 준혁신) 학교가 있습니다.
친밀한 평등-절차적 민주주의-이 민주적인 학교문화라고 생각하는 학교입니다.
모든 결정은 학교장의 몫입니다.
학급의 문제도 학교장이 해결합니다.
학교장의 능력이 이 학교의 능력이고, 학교장의 한계가 이 학교의 한계입니다.

교원들의 토론 토의 문화가 없습니다.
어떤 종류의 회의도 반가워하지 않습니다.
행복맞이 학교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협의회는 사진 속에서만 존재합니다.
어쩌다가 협의회를 시작하면 의제에 맞게 협의회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협의회를 주관하는 교원이 합리적으로 회의를 이끌지 못합니다.
결국 학교장의 뜻이 결론입니다.
학교장이 생각하는 교육이 이 학교의 행복맞이 학교입니다.

도 교육청의 컨설팅도 깔끔한 도표와 사진, 연구부장의 언변에 놀아납니다.
교사들은 점수 없는 연구학교가 행복학교라고 생각합니다.
뚜렷한 교육적 목적과 일관성이 없는 일회성 이벤트 교육이 판치는 학교가 행복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이벤트 교육 때문에 교사가 힘든 학교가 행복학교라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행복학교를 거부하려 합니다.

웬만한 결정은 교사들이 합니다.

관리자도 교사들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합니다.
정상적인 괘도에서 벗어나는 행정직원들에게도 예를 다합니다.
관리자가 이벤트 교육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합니다.
간혹 지혜가 결여된 교사들의 결정에 대하여 지혜를 선물하고 재논의를 주장합니다.
교무부장이 교장선생님의 능력으로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를 여쭈었습니다.
정상적인 괘도에서 벗어나는 행정직원에게 학교장의 권력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여쭈었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역량이 우리 학교의 역량입니다.
학교장의 역량이 뛰어나다고 억지로 끌고 가면 선생님들의 역량은 퇴행합니다.
학교장의 역할은 선생님들의 역량을 인정하고 발산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역량을 높이는 방법은 현재의 역량을 승인하고 실천하는 과정의 연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괘도에서 벗어나는 행정직원에게 예우를 다하는 것이 스스로 본궤도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입니다.

전 교직원들이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서 고군분투한다고 합니다.
학생들에게 도움 되는 외부 후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행복한 교육이 실현되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합니다.
웃음이 넘친다고 합니다.
행복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행복학교는 아닙니다.

현존하는 두 학교 이야기입니다.
교육청 주도의 행복학교를 많이 우려했습니다.
제2의 열린 교육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교육청에서도 우려를 현실화하지 않기 위해서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형화, 전체주의화, 조급함, 은근한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제2의 열린 교육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공식적인 행복학교보다 비공식적인 행복학교가 더 행복한 학교로 변하고 있습니다.

도 교육청의 양적인 실적으로 변하고 있는 행복학교에 대한 질적인 변화 노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양적인 실적을 위한 정형화, 전체주의화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학교의 역량을 무시하고 어깨에 잔뜩 힘 들어간 교육관료들의 건방짐을 겸손으로 대체할 시기입니다.
행복학교는 점점 불행해지고 일반학교는 점점 행복해지는 기이한 현상을 막을 시기입니다.
학교의 역량으로 탄생한 행복학교가 교육관료들의 역량으로 제2의 열린 교육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