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언설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솔직한 생각

멋지다! 김샘! 2017. 8. 18. 11:38

  많은 분들이 SNS를 통하여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화에 대한 생각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분의 주장에는 통째로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싶고, 또 다른 분의 주장에는 일부는 대찬성이고 일부는 반대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확하게 몰라서, 경험의 한계에 의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습니다.

  기간제 교사의 교사로의 전환에 대한 생각입니다. 이 문제를 임용 절벽 현상과 연결 지어 주장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기간제 교사가 정규직 교사로 전환되면 그만큼 자리가 줄어든다는 논리입니다.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임용고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하고 싶습니다. 교대나 사대를 졸업하여 교원 자격증을 취득하면 임용고사를 볼 자격이 주어집니다. 물론 합격하면 교사가 됩니다. 교원 자격증이 있는데 왜 또다시 임용고사를 봐서 합격을 해야 교사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교사 자격증이 있으면 교사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현행 임용고사가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고 사립 초등교육과와 사범대학 학생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시행된 것으로 압니다. 물론 이것은 핑계고, 전교조가 출범한 후 교대와 사대 학생들을 준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면서 전교조 와해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된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교사 전환의 문제에 앞서 현행 임용고사 제도가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하면 '꼭 그렇지 않다.'입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교대나 사대생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분들이 임용고사를 치른 후 교사가 되었다고 해서 의무 발령 시대의 교사보다 우수하다고 볼 유의미한 근거는 없습니다.
  현행 임용고사를 대처할 특별한 방안을 가지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교사로의 전환에 앞서 현행 임용고사 제도의 폐지나 개선을 통하여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로의 합리적인 전환과 기간제 교사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모색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내년 선거를 위해서 법적 근거도 뚜렷하지 않은 교사 증원 정책을 추진하려는 것 또한 새로운 갈등을 유발할 것입니다. 교육의 수장이 되어 학교와 교육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싶다면 평균적인 통계를 근거로 하는 정책보다 지역의 상황과 현상을 근거로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학생들의 교육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행정업무의 실제적인 경감 방안부터 뚜렷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와 별개로 사립학교의 기간제 교사의 사립학교 정규직 교사로의 전환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 주변에 있는 사립 중고등학교 기간제 교사의 고충을 들어보면 정규직 교사와 하는 일이 똑같고, 재계약 시기의 정규직 교사로의 임용 약속을 당근으로 제시하며 희생을 강요하는 계약은 희망을 넘어 고문이라고 합니다.
 
  영어회화 전문 강사와 스포츠 강사의 정규직화에 대한 생각입니다. 이분들을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궁색한 법적 근거가 있겠지만 다분히 정치적인 소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상상하면 교사의 총파업이 실시되면 대체인력으로 국어전문 강사, 수학전문 강사를 채용하여 수업을 실시해도 무방하고, 오히려 학부모들은 유명한 학원 강사의 수업을 환영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요?
  그리고 영어회화 전문 강사는 수업을 하도록 되어 있지만 스포츠 강사는 수업을 보조하는 분들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많은 초등학교에서 체육 수업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은 실제로 체육 수업을 전담하고 있으니 교사로 전환시켜달라는 요구를 합니다. 우리가 반성해야 될 부분입니다. 만약에 스포츠 강사가 체육 수업보조자로의 역할만으로 정규직화를 요구한다면 수용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아울러 영어회화 전문 강사의 경우도 영어 전담교사의 역할이 아니라 영어회화 보조자로서의 역할로 국한시키고 교사가 아닌 보조자로서의 전환을 요구한다면 수용해야 된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법적 근거가 궁색함에도 정치적 판단으로 학생들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가르치는 비정규직을 학교에 배치하는 정치적인 행위는 중지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가르치는 직업의 창출은 현행 법률에 어긋남이 없어야 합니다. 임시방편으로 예외규정이나 특별법을 제정하여 해결한다면 법률을 준수하는 선량한 다수가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만드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 외 학교에 근무하는 많은 회계직원들의 근무 여건 개선과 정규직화로의 전환 투쟁은 지지합니다. 그리고 정규직화에 따른 의무사항을 준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으로 투쟁에 참여하기를 갈망합니다. 학교 운전원에 대한 예를 들겠습니다. 지금은 운전원을 잘 뽑지 않고 용역업체에 맡깁니다. 그 이유는 운전원들에 대한 불만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폐단을 줄이고자 하는 조치였습니다. 주장만 있고 의무는 다하지 않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거부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정규직화로의 전환 투쟁에 앞서 비정규직이 갖는 편리 상실과 정규직이 갖는 의무 준수, 학교의 관습적이고 통념적인 문화를 수용할 실천적인 태도가 충분히 되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앞서야 합니다.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찬성합니다. 하지만 졸속적으로 진행되어 법률을 잘 준수하는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정규직 전환에 따른 권리와 더불어 형평에 맞는 합리적인 의무 부여와 이를 충실히 이행할 자질 검증도 빠뜨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국가의 이상한 정책으로 국민끼리 치고받는 이상한 나라 더 이상 만들지 마십시오.
  당장의 인기를 위해 이상한 학교, 이상한 교사를 더 이상 만들지 마십시오.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