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8년 3월 27일

멋지다! 김샘! 2018. 3. 28. 20:56

녹색어머니회가 전년도와 바뀌는 시기라서 들쭉날쭉한다. 오늘은 내가 수신호하여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도왔다. 초기와는 다르게 아이들이 등교를 안전하게 했다. 인사도 잘했다. 기분 좋게 하루를 출발했다.

기획회의에서 미세먼지에 민감하게 대처하자고 했다. 어떤 이들은 미세먼지 예방책이 뚜렷한 것이 없다고 한다.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학부모들의 민원이 두려워서 놀이 시간이나 야외 수업을 자제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을 위하여 선제적으로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각종 대피훈련도 학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실제처럼 참여하자고 했다. 차후는 예고 없이 대피 훈련도 하자고 했다.
CCTV에 업무분장에 대해 내 소신을 강하게 이야기했더니 교장선생님이 어제(내가 출장을 간 날) 조정을 하셔서 갈등이 봉합되었고 담당 교사도 만족해했다. 이런 일이 생기면 보통의 관리자는 방관자가 되는데 교장선생님은 적극적으로 해결하신다. 배울 점이다.
학교폭력 담당교사 업무 경감을 위해 기간제 강사 채용 건에 대해서 의논을 했는데 교장선생님과 나의 의견이 달랐다. 교장선생님이 내가 우려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테니 채용하자고 하셔서 따랐다.
교무부장이 학부모 대표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이 건의한 사항을 부장교사들과 의논하여 교육과정을 반영했다. 그 내용을 소개받았는데 대단한 선생님들이다. 존경할 수밖에 없는 선생님들이다.
교무부장에게 기획회의 내용이나 불가피하게 수정되는 교육활동은 반드시 전교직원들과 공유하여 혼선을 일으키지 말자고 강조했다.

학교폭력 업무 담당교사 업무 경감을 위해 기간제 강사를 채용하기 위해 학폭 담당자에게 채용을 위한 시간 계획을 작성하도록 했는데 그 취지와 다르게 해왔다. 이유를 물으니 강사를 구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라 해서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조정하도록 하였다. 강사를 쉽게 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정책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하루 출장을 갔다 왔더니 처리해야 할 공문이 장난이 아니다. 컴퓨터와 가까이 지내온 인생인데 요즘처럼 컴퓨터를 보다가 뒷머리가 뻐근한 적이 없었다.
머리도 식힐 겸 6학년 부장 교실을 뻥튀기 한 봉지 들고 갔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6학년 교실에서 내려오는 길에 교무부장을 방문하여 아주 조금 위로했다. 처음 교무부장을 하기도 하고 너무 잘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늘 긴장하고 있는 모습을 도와주고 싶었다. 교무부장의 경험으로 얻은 지혜를 약간 공유했다. 교무부장 힘내라.

저녁에는 행복학교 관련 연구회 모임에 갔다.
초임 교감의 한 달에 대해서 인간적으로 이야기했다. 교감의 역할이 분명히 있고 교사도 힘들지만 학교의 환경이나 규모, 개인 성향에 따라 힘든 교감이 많음을 이야기했다.
그래도 모두들 수업이 없는 교감이 편한다고 주장했다. 교감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고 비난에 더 공감하는 분위기다. 위로받으려고 시작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서운한 것도 없었지만 종교처럼 굳어진 교감은 수업을 안 해서 편안하다. 안 편하면 왜 교감이 되려고 하는가의 논리가 앞섰다. 혀가 "그럼 선생님들이 교감해 보세요."라는 유혹을 보내왔지만 꾹 눌렀다.
연구회에 참여하여 적당하게 관리자 욕하면 나는 구미에 맞는 교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교감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꾸준히 이야기할 것이다.

일방적인 토론을 마치고 연구회장과 술을 마시는데 자꾸 절을 해서 얼굴을 살피니 술이 눈 아래까지 차 있었다. 대리운전기사가 금방 와서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대리기사에게 대리비 주고 회장을 보내려는데 이러시면 안 된다고 생떼를 부렸다. 내가 선배지만 후배 챙기는 날도 있어야지 하면서 태워 보냈다.
제안한다. 계급이나 지위, 선후배를 떠나서 술을 같이 마셨으면 술이 덜 챈 사람이 술 많이 먹은 사람을 챙겨서 택시나 대리기사 불러서 잘 보내주자. 술 마시는 사람끼리 동업자 정신 발휘하면 좋겠다.

답답한 쾌감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교감일기
#나쁜 교사 불온한 생각으로 성장하다 / 김상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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