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3일

안개와 함께 어우러진 벚꽃이 장관인 출근길이었다.
학교 앞의 벚꽃도 만발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정문이 따로 없다.
봉사하시는 녹색어머니께 가볍게 인사를 하고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도왔다.

기획회의에서 국제 교류를 위해 학교 교육활동을 간단하게 요약하는 논의가 잠시 있었다. 한 달이 지났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학교 교육활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연수 관련 각종 공모가 결정되었으니 연수 계획에 반영하여 실시하자고 했다. 교육활동을 알리는 입간판을 미리 설치하여 학생들과 공유하고 끝나면 즉시 철수하자고 했다. 매월 1회에 한하여 실내 먼지 제거를 위한 대청소, 놀이 시간 학생 안전 보장, CCTV 관련 업무 효율화 방안, 안전한 등교, 학교 방문자 매뉴얼 점검, 학부모 학교 방문 시 지킬 사항 등에 관한 협의를 했다.
어제 출장에서 얻은 정보를 정리하여 전교직원과 공유하겠다고 했고, 놀이 시간에 다친 아이가 있어서 오후에 담임선생님과 함께 병문안을 가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출장 처리해서 가라고 하셨다.

교무실로 돌아와 공문을 보니 70여건이 밀려있다. 공문을 확인하고 처리할 때만 다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가는 느낌이다. 성과상여금을 처리해야 되는데 공문 때문에 틈이 없다.
30분 놀이 시간에 체육부장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체육코치 계약을 위해 왔는데 코치가 없었다. 그래서 계약은 원래 당사자와 학교장이 직접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계약서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고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지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내일 바로 하자고 했다.
다른 부장이 담임들이 해야 될 교육활동을 협의해 왔다. 먼저 담임들과 충분히 협의해서 얻은 결론인지? 시수는 정상적으로 확보했는지? neis에 실제대로 반영했는지를 물었다. 제대로 협의하여 제대로 반영된다고 했다. 수고하신다고 했다.

교육청에서 기간제 교사 계약에 잘못된 부분을 알려 왔다. 유치원 방과후 기간제교원(강사)는 4년이 되면 퇴직 처리하고 다시 공고하여 채용계약서를 작성하는데 채용기간의 시작일이 계약일이 되고, 급이 다른 기간제 교원을 채용할 경우는 학기 단위로 계약해야 한다. 예를 들면 중등 자격 소지자를 초등에서 채용할 경우 실제 채용기간이 1년이라도 1학기, 2학기로 구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점심을 먹고 교무부장과 놀이 시간 학생 안전 지도에 대한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내가 하면 좋은데 놀이 시간에 선생님들이 나하고 협의하러 오는 경우가 많아서 교무실을 비울 수 없다고 했더니 충분히 이해했다. 그래서 좋은 방법을 찾은 후에 부장회의의 안건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학교에 다른 학교 교장선생님 두 분이 오셨는데 이럴 때마다 교장선생님은 꼭 소개를 시키고 이야기에 동참을 시킨다. 처음에는 많이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편하다. 우리 학교가 속한 지역의 문화와 관심거리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담임교사와 인근 도시에 학생 병문안을 했다. 학교의 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의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애써는 분들이 고맙다고 했는데 나도 일조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빨리 낫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이어머니가 정말 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도 선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좀 더 힘쓰겠다는 말을 진심으로 전했다. 어머님도 괜히 미안하다고 해서 절대 그런 것이 아니라고 했다.
학교가 보여주는 작은 성의가 학교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생각이었다.

해야 될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 더 중요한 일을 한 하루였다.
봄은 아찔한데 제대로 느낄 여유는 아직 없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