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8년 4월 6일

멋지다! 김샘! 2018. 4. 8. 11:36

세상일이라는 것이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난데없이 훅하고 들어오는 무언가가 있을 때 참 난처하다.

즐겁게 시작했다.
기획회의에서 여러 업무 협의가 있었지만 학교의 특수 사정이라 생략하고, 대회에 출전에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는 공개하고 공유하여 전체적으로 관심을 가지도록 하자. 일상적인 교육활동에 충실하자. 힘든 일을 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부장과 교감이 격려하자. 상담기간 중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은 부모님과도 시간 나는 대로 간단한 전화 상담을 하자. 아이들에게 필요한 예산은 조기 집행하자. 양심 우산을 재추진하자.-이 부분은 교통안전 교육을 조건으로 이벤트 하는 단체가 있어 응모하기로 하였다.-

공문을 여러 건 처리하고 성과상여금에 관한 업무를 계속했다. 작년 것이어서, 내가 하지 않은 것이어서 근거 자료부터 챙기는 것이 쉽지가 않다. 절차상 미흡한 부분을 챙기려니 막막한 부분도 있다. 이런저런 방법을 찾다가 경력 있는 교감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제도적으로 할 수 없이 발생하는 일들이라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작년에 처리할 수 없는 일들도 있다고 했다.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실제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많은데 그중에 하나가 성과상여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방법은 찾았다. 해야 될 일이 많다. 일이 많아서 걱정인 것이 아니라 처음 겪는 일이라서 떨림이 크다.

놀이 시간에 올해 연수에 해당하는 분들끼리 모여서 지금까지의 진행과정과 앞으로의 진행 방향에 대해서 논의 후 결론을 내렸다. 필요한 강사가 정해지면 강사 섭외 부분은 내가 맡기로 했다. 전적으로 교사의 업무를 대신해 줄 순 없지만 내가 하면 더 효율적인 것은 내가 하려고 한다.

점심을 먹고 교장선생님과 학교 화단의 여러 곳을 살폈다. 처음 학교에 와서 설명을 들을 때에는 잔뜩 긴장하고 있어서 내용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은 좀 편안하게 들린다. 시간이 나는 대로 텃밭과 화단 일을 도와야 되는데 지금까진 마음뿐이다. 학교 텃밭에서 아이들과 어우러지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각종 복무와 공문 결재가 올라와서 처리했다. 교사들에게 아쉬운 것도 있다. 오늘까지 보고하는 것인데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 결재를 올린다. 그것도 교장선생님이 출장인 걸 뻔히 알면서 교장선생님까지 결재라인에 포함시킨다. 그 교사에게 재 기안을 요구하면 너무 바빠서, 몰랐다고 할 것이다. 서로 감정만 상할 것이라서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처리했다.

퇴근 무렵에 말할 수 없는 사안이 발생했다. 매뉴얼대로 처리하자고 했고 담당 교사에게 걱정하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하자고 격려했다. 그리고 매뉴얼을 빨리 꼼꼼하게 체크해서 진행해야 할 과정을 숙지해서 진행하자고 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위해서 엉뚱한 말을 다른 교사에게 했는데 그분이 나의 잘못을 바로잡아 주었다. 고맙다. 학교에 가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할 것이다. 머리는 알고 있지만 몸으로 표현되지 않은 부분들을 처음 행하고자 할 때 늘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함정에 빠지지 말자고 다짐하고 다짐한다.

퇴근 무렵에 난데없이 훅하고 들어온 무언가 때문에 늦게 쓰는 금요일의 일기를 쓰는 지금까지 몸과 마음의 떨림이 있다. 선배 교감들에게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다가올 것들이 초짜 교감에게는 큰일로 다가온다.
의연하게, 담대하게 처리하자고 다짐하고 다짐한다.
남은 주말에 몸에 쌓인 코르티솔을 배출하려 강이나 숲으로 가야겠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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