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8년 11월 21일

멋지다! 김샘! 2018. 11. 21. 16:18

새벽에 일어나려는데 잠이 계속 왔다. 기차 출근 시간이 빨라서 더 자다가 자가용으로 출근하려는 생각을 하다가 표를 예매했고 기차 타고 자려는 마음으로 기차를 탔다.
책을 잠시 보다가 눈을 감았는데 선잠이었다. 그러다가 멍을 때렸는데 까딱했으면 내일 역을 지나칠뻔했다.

학교 앞은 언제나 생기가 넘친다. 내가 아이들에게 먼저 인사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먼저 인사하면 아이들과 같은 목소리로 인사에 답한다. 인사를 잘 하지 않는 아이도 보통의 경우는 매가 먼저 인사하면 반갑게 인사한다. 아이들이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나무라기에 앞서 어른들이 먼저 인사하면 아이들이 인사를 하기 시작한다. 인사가 형식이기는 하지만 바른 인사 자세로 꼭 할 필요가 없고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자연스러운 몸 모양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밝은 인사가 하루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

어제 전보 프로그램 연수 내용으로 neis 기초 작업을 하고 타시군(관외) 전보를 희망하는 선생님께 연락하여 프로그램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한 후 작성하라고 했다. 교육지원청에 제출하는 날보다 여유 있게 제출하도록 했다. 처음 해보는 것이고 꼼꼼하게 살피는 점검과 확인의 시간을 많이 갖기 위해서였다. 어제 연수에서도 느꼈지만 한자를 위운 우리말로 바꾸어서 전달하면 좋겠다. 교육행정 용어가 일반적이지 않는 한자가 많다. 어떤 이는 일본식 한자도 많다고 했다. 의지를 갖고 순화해 나가면 좋겠다. 한자로만 이해할 수 없어서 교감하는 선배나 친구에게 내가 생각하는 의미와 일치하는지 물어볼 생각이다.

야외에서 기획회의를 아주 짧게 했다. 교무실로 돌아오니 행정실무원이 너무 일찍 마쳤다고 놀라길래 이런 날도 가끔 있어야 살아가는 맛이 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청소원 채용 면접이 있었다. 청소원 채용을 위한 면접원을 구성하면서 나의 의사를 묻지 않고 협조 내부 결재가 올라왔기에 행정실로 내려가서 부드럽게 시정을 요구했다. 차장이 시일이 급해서 할 수 없었다고 하기에 이해는 하지만 상호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역시 부드럽게 말했다. 미안해했다. 채용을 공정하게 잘 마무리했다.

배움 축제 준비물 청구에 대한 협의를 요청하는 선생님들이 있었다. 누누이 말하지만 필요하면 청구하면 된다. 필요한 당사자가 결정하여 청구하면 된다. 물론 예산은 배정되어 있어야 한다. 청구할 때마다 일일이 의논하고 의향을 물어보고 결정을 미루는 문화는 타파되어야 한다. 나는 선생님들의 양심과 능력을 믿는다. 예산이 편성되어 있고, 아이들을 알차게 가르치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을 어떤 1인이나 2인이 거부하여 원하는 교육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알찬 준비물 구입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교육활동에 필요한 준비물 구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리고 구입한 준비물이 가치롭게 사용되지 않거나 관리가 잘되지 않는다면 지도를 해야 한다. 이것을 미리 걱정하여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학폭 관련 가산점을 신청하려는 선생님이 다른 어떤 선생님을 위하여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포기하려는 선생님과 승진제도, 승진을 위한 가산점의 의미, 변화지 않는 학교 문화 등에 대해서 짧은 시간에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승진제도와 승진 가산점에 대하여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분들이 많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바르게 알아야 될 부분은 참된 교육활동을 한 후의 공로가 승진 가산점이다. 승진 가산점을 얻기 위하여 거짓 교육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예를 들면 교실 수업을 개선하기 위하여, 본인이 원하는 학급 교육활동을 연구하기 위하여 수업연구교사를 지원하여 열심히 활동한 후 덤으로 얻는 것이 가산점이다. 가산점을 얻기 위하여 거짓으로 수업하고 학급 아이들을 현혹하여 희생시키는 교육활동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이 원칙을 마음에 담아서 항상 성찰하고 다짐하자고 당부했다. 승진이 나쁜 것이 아니라 승진 목적, 승진 과정이 정의로워야 한다고 덤으로 강조했다.
다음에 술 한잔하면서 깊은 이야기 더하자고 했다. 꼭 그렇게 할 것이다.

공모교장 현장 방문 평가 메일이 왔다. 정말 많이 간소화되었다. 공모교장 학교경영실적 평가 작성한다고 여러 선생님들이 교장실로 모이는 것 같았다. 당사자가 작성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필요한 콘텐츠는 담당 선생님의 협조를 받으면 된다. 꼭 본인이 할 수 없다면 선생님들에게 부탁하는 것이 옳다. 선생님들에게 강제로 시키는 것은 작은 파시스트와 다름없다.

공모사업 선정을 위하여 협의회를 했다.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우리 학교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가? 교직원들의 자발성이 있는가?로 결정하자고 이야기하려 했으나 이미 결정하고 있어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공문 없는 수요일이 어느새 희석되고 있다.

#교감일기
#나쁜교사불온한생각으로성장하다 / 김상백 저
#착하게사는 지혜 / 김상백 저
#내수업을간섭하지마라 / 김상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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