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이 내일부터 모레까지 1박 2일로 도전 체험학습을 위해 지리산 천왕봉을 오른다. 인솔교사와 남아 있는 교원들의 걱정이 많다. 필요한 여러 장비가 걱정되어서 살펴보았더니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학교에서 준비해 둔 것이냐고 물었더니 6학년 선생님이 학부모 밴드에 필요한 등산장비를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고 했다. 참 고맙다. 인솔하는 선생님들에게 어려움이 예상되니 특별히 신경 써서 잘 다녀오라고 했다.
전교생 1박 2일 체험학습이 예정되어 있는 기간에 영어 원어민 강사는 중학교에 순회 근무를 하게 되어 있다. 일정을 바꾸어서 현장체험학습에 가면 안 되겠느냐는 의견이 있어서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이 부분을 교장 선생님과 의논하여, 인솔 교사가 아닌 학교 구성원이 함께 하려면 아이들을 돕기 위한 유의미한 목적이 있어야 하며, 만약 유의미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관광으로 생각한다면 함께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5학년이 프로젝트 학습으로 책 만들기를 하고 출판기념회를 연다고 하여 참가했다. 책의 내용을 떠나서 과자가 아이들의 손에서 손으로 움직이고 있는 장면이 정말 싫었다. 교무실에 온 어떤 선생님에게 학교에서 간식을 너무 많이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교육활동은 사라지고 과자만 보여서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 같다고 하면서 선생님들과 의견을 나누어 보라고 했다. 아울러 과자 포장지 버리지 않는 지도도 해달라고 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을 만드는데 지역 인사가 기증한 나무를 옮겨야 된다. 그런데 그 비용이 나무값보다 훨씬 많다. 기증자는 그 나무를 다른 곳에 옮겨 심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오롯이 학교가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 과거에는 학교가 가난하여 여러 사람으로부터 기증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기증 물품이 원래의 목적을 다했거나 재배치를 위해서는 기증자의 뜻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례가 있어서 소유권을 가진 학교가 마음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가능하면 기증받지 않아야 한다. 기증자는 작은 정성으로 크게 생색을 내는 데 성공하지만 학교는 애물단지를 떠안는다.
기계 설치가 빨리 마무리되어야 수업 시간에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데 유지 보수하는 기사가 자기가 한 약속을 스스로 깨뜨리며 한 달 이상을 끌고 있다. 담당 교사에게 진척 사항을 다시 확인하는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다시 확인한 후 설치를 마무리하도록 지시했다. 학교 시설은 교사와 학생이 최대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그래서 업자에게 우리의 요구를 꼼꼼하게 전달하고 검수도 철저히 해야 된다. 업자는 무조건 이윤추구 방법으로 한다. 업자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정말 좋은 업자들만이 학교의 사정을 먼저 고려한다. 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업무에 전문성이 부족하여 학교 밖의 사람들에게 질질 끌려가는 현상을 많이 본다. 교사가 해야 되거나 하지 말아야 될 업무를 떠나서 자기가 맡은 업무나 역할을 위한 전문성 신장 노력이 필요하다. 최소한 학교 구성원들의 도움을 받으려는 노력은 있어야 한다. 문제를 쉽게 해결해 줄 사람은 의외로 가까이 있다.
오늘의 경우도 업자의 의도대로 설치하면 교육활동에 지장이 많다. 담당 교사에게 지장이 없도록 할 수 있는지 기사에게 알아보라고 했더니 없다고 하더란다. 학교의 요구대로 하라고 지시했다.
정상적인 요구도 갑질이 되니 말하기도 난감하다.
학생 자율 동아리를 둘러보고 직원 체육 연수를 했다.
#교감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