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9년 10월 23일

멋지다! 김샘! 2019. 10. 23. 20:20

황당한 일이 있었다.
어떤 일로 어떤 학교로 오전 출장이 있어서 갔더니 현장체험학습으로 텅 비어 있었다. 어처구니없어서 황망히 학교로 돌아와 그 학교 교무 선생님에게-그 학교 교감이 다른 일로 출장이어서- 전화를 하니, 마땅한 이유가 있어서 오늘 출장 관련 교육활동이 취소되었다고 했다. 물론 교육지원청과 상의하여 결정했다고 했다. 교육지원청 담당 장학사가 취소 내용을 해당 학교에 알리지 않은 것이다. 교육지원청 담당 장학사가 정말 미안하다며 전화를 했다. 웃으면서 지나가버린 일을 어떻게 할 수 없지 않으냐고 웃고 말았다. 너그러운 내가 아닌데 교감이 되어 비슷한 실수를 몇 번 하고 나니 그 상황과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그렇게 놀라고 나면 다음부터는 두 번 세 번 살피게 된다.

예산을 조기 지급하라고 성화다. 조기 집행률이 낮은 학교는 특별 관리하겠다고 한다. 조기 집행의 압력이 꼭 집행했어야 할 예산, 시기와 관계없이 집행해도 괜찮은 예산이 없는지 살필 수 있는 기회는 되지만 학교마다 사정이 다 있는데, 권고만 하고 사정이 있는 학교를 이해하면 안 되는가? 요즘 교장 선생님과 행정실장들은 회계에 능통하다. 과거처럼 대충 계획하고 대충 집행하지 않는다. 오히려 예산 편성할 때 해당 선생님들이 귀찮아서 전년도 예산을 그대로 반영하여 추경을 자주 해야만 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행복학교 관련 표창 추천 공문이 있어서 공람하고 알렸다. 교장 선생님께서도 잘 살펴보라고 당부하셨다. 행정직원도 해당되는 영역이 있어서 함께 공람하고 안내했더니 행정실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행정실장이 공적조서 작성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선생님들의 행복학교 관련 자료를 구해서 제공하기로 했다.

다른 교육지원청의 행복학교 확산을 위한 연수를 우리 지역 리조트에서 하는데 첫날에 행복학교인 우리 학교를 탐방한다는 공문이 왔다. 교장 선생님이 담당 선생님에게 잘 알려서 준비하라고 하셨다. 담당 장학사가 기안을 하기 전에 우리 학교에 연락을 하고 협의를 하는 것이 맞는데, 짐작에 교장 선생님과 잘 알고 있어서 공문을 먼저 보내고 협조를 요청한다고 한 모양이었다. 행복학교 부장 선생님에게 부탁을 했더니 사전에 연락이 있었는지 물었다. 내가 짐작한 상황을 전하고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어제 대통령도 국회연설에서 공정한 세상을 강조했는데 우리가 바뀌어야 할 것이 많다. 알음알음으로 대충 하는 교육행정 이제 끝내야 한다. 능력이 아닌 반민주, 반공정이다.

보건 선생님과 어떤 담임 선생님이 학생 생활과 관련된 상담을 해왔다. 내용을 들어보니 학생이 여간 힘들지 않을 것 같았다. 전문가와 협의하여 조속히 도움을 주자고 했다. 과정을 교장 선생님에게 보고하니 가정과 연계하여 학생이 짧은 기간에 불편에서 벗어나도록 적극적으로 돕자고 했다. 가정에서는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전화를 해줘서 무척 고맙다고 하더란다.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도록 했다.

담당 선생님이 슬기제 연습으로 직원 체육연수는 생략한다고 알려왔다. 어제 이야기했으면 나에겐 더 좋았을 텐데.

교감이 되어 여러 학교 일을 겪어보니 지금 교장 하라 하면 단호히 거절하겠다. 내공이 더 필요하다.


#교감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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