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19년 12월 26일

멋지다! 김샘! 2019. 12. 26. 21:57

두 학년이 현장체험학습을 갔다.
교육지원청의 협조로 관내 통학 버스를 이용하는 학년과 학교 버스를 이용하는 학년이 있었는데, 교육지원청 소속 통학버스가 늦게 와서 교사 승용차로 먼저 출발하고 뒤늦게 버스가 따라가는 형국이 되었다. 예산이 부족한 학교에서 관내 교육지원청 소속 통학버스를 이용하면 많은 도움이 되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는 예산이 부족하지 않은데 복잡한 행정절차와 오늘과 같은 경우를 감수하면서 이용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이 일을 교무 선생님이 맡고 있는데 중간에서 일 년 동안 조율한다고 정말 고생이 많았다. 오후 업무 조정 시간에 이와 같이 이야기했더니 용역 통학버스 3대가 움직이니 각 버스에 따라 동네마다 탑승 시간, 하교 시간, 토요일 방과 후 강좌 운영에 따른 버스 이용 등을 교무 선생님이 조정해야만 되었다. 참 고생이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열렸다.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심의를 받았다. 학교 규칙 담당자에게 삽입하라고 했다. 교육과정 부장이 현장체험학습으로 인한 출장이라서 2020학년도 학사일정 제안을 대신했다.
알고 있는 것도 갑자기 물어오면 순간 당황하게 된다. 이런 내가 무능함 교감으로 보일까 소심한 걱정도 하는데 이제는 퍼뜩 생각이 안 나거나 자신이 없으면 찾아보고 이야기해 주겠다고 하거나 어디에 그 내용이 있으니 찾아보고 알려달라고까지 한다. 체면보단 실리다. 
2020학년도 업무조정 2차 협의회를 했다. 사전에 교장 선생님과 협의된 내용을 담백하게 전달했다. 당자들에게 언짢은 내용이 될 수도 있었지만 공사를 구분하여 들어 달라고 전제했다.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서 미움받을 수 있는 용기가 늘 필요하다. 거부와 회피는 교감의 직무유기다.
교사들이 요구하는 민주적인 학교 문화는 교감이나 교장이 빅마우스로 작용하여 평등에 어긋나니 빠지라는 주장이다. 우리 학교는 교감이나 교장이 많이 빠져있는데 교사 중에 빅마우스가 있다. 그런데 교사들이 이 빅마우스를 어찌하지 못한다. 어찌하지 못하니 협의회에서 본인들이 하고 싶은 말을 억누르고 있다가 결정된 뒤에 나에게 와서 하소연을 한다. 오늘 분명히 이야기했다. 협의회, 회의에서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 다하고 치열하게 토의나 토론하여 결정하라고, 합의가 안 되면 1인 1표로 다수결로 정하고 따르자고 했다. 개별로 나에게 와서 회의의 결과를 부정하면 나도 회의 결과를 어찌하지 못한다고, 만약 회의 결과를 뒤엎으면 어찌 그것이 민주적인 학교 문화라 할 수 있냐고 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 회의에서 마음껏 마음대로 숨김없이 이야기해서 결정하자고 했다.
내년에는 현재의 빅마우스가 사라진다. 이후가 궁금하다.

일기로 쓸 수 없는 일이 있어서 친구와 막걸리 한 잔 하며 하소연한다고 일기가 늦었다.

#교감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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