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술로 시작하여 술로 끝났다.
술을 마신 날보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술자리를 불안하게 반추하는 머릿속 눈동자가 싫다.
실수가 실수로 끝나지 않는 현실을 뻔히 알면서 학교 구성원들과 술을 마셔야만 하는 현실이 싫다.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술잔 옆의 생수에 손을 자꾸 갖다 대는 내가 싫다.
그렇게 해도 다음 날 연결이 끊어져서 눈치를 살피는 내가 더더욱 싫다.
안 마시면 눈치 보이고, 마시면 노화에 의한 주량이 걱정되고.
연수 가서 자리 예약해주지 말자.
공정하지 못다.
낮이나 밤이나 술을 한 잔이라도 마셨으면 절대 운전하지 않는다.
토요일 친화회 여행을 마치고 금요일 저녁, 토요일 아침에 약간 먹은 술이 걱정되어 늦은 오후에 대리 운전을 했다.
음주 단속은 없었지만 마음이 정말 편했다.
일요일인 어제 점심시간에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었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술을 딱 한 잔 하고 커피 마시고 그래도 운전을 하려니 불안하여 아내에게 운전대를 맡겼는데 얼마 안 가서 음주 단속을 하고 있었다.
순간 철렁했다.
술자리가 예약되어 있다면 대리운전보다는 차을 집에 세워두고 택시를 이용한다.
술 취한 나의 편한 귀가를 위하여 동료 교원에게 술 마시지 말라는 농담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학년말 교육과정 마무리, 학사관리, 제공부 정리, 학생 안전 지도에 대한 당부 메시지를 전했다.
프로젝트, 재구성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은 교과서 내용을 짚어 주라고 했다.
영화를 보여 줄 경우 보여주는 목적을 먼저 주지시키라고 했다.
밀린 공문을 처리했다.
미리 준비해 두었던 2020.3.1. 자 관내 전보 서류 제출 기안을 했다.
교장 선생님과 근무평정에 대한 의논을 했다.
오후에 2020학년도 업무조정 회의가 있었다.
어느 학교나 해마다 하지만 해마다 쉽게 조정되지 않는 어려운 일이다.
할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효율성과 교육 기여도를 따져야 한다.
법령, 지침, 규정, 매뉴얼을 숙지한 후 조정 협의회를 해야지 본인 만의 상식과 개똥철학, 감정을 내세워서 결정하면 현실화되지 못하고 회의 결과와 현실이 따로 놀게 된다.
출신대학교 동창회, 교총, 전교조 관련 업무는 학교 업무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그 대학 출신, 전교조, 교총, 그 외 단체가 협의하여 한 분을 정해서 편리하게 운영하면 된다는 생각을 꾸준히 하고 있다.
오늘도 똑같은 주장을 했더니 다수가 반대했다.
#교감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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