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0년 5월 15일

멋지다! 김샘! 2020. 5. 15. 16:39

제39회 스승의 날이다.
어떤 이들과 단체는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주장을 한다.
바뀌는 당위성이 사회적으로 합의되면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스승의 날이 교육의 날로 바뀐다고 추락하는 교권이 회복되겠는가?
우리는 교사를 전문직종으로 분류하기를 원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공무원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이름 바꾸는 것으로 쇄신할 수 있겠는가?
개인적으로 교원이라는 우월감을 내세우지 않지만 학생들의 가르치는 우리들이 학생과 교육 이야기를 하면 제대로 좀 듣기나 해라.
관념으로 학교나 교육을 바라보지 마라.
우리는 현실에서 학생을 교육하고 있다.

항상 생각한다.
우리 교육이 문제가 많다고 얘기들 하지만 그래도 우리 교육 덕분에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다.
우리 교육이 지금까지 잘 버틴 힘은 묵묵히 교실을 지키는 교사들에게서 나왔다.
그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저항하지 않은 '묵묵히'가 아니라 희망을 품고 혁신과 변혁을 위해 각자의 처지에서 몸부림치면서 교실을 지킨 '묵묵히'다.
정치인들과 교육 운동가들은 그들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소망을 당신들이 제대로 대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들이 변해야 한다.

학교에서 조촐하게 스승의 날 자축행사를 했다.

교사하는 제자가 축하 화분과 전화를 했다.
의욕만 앞선 시절에 너를 만나서 다정하지 못했는데 교사 선배로서 돕겠다고 했다.
제자의 부모님을 잘 아는데 정말 훌륭하신 분이다.
자주 연락하라고 했다. 특히 엄마에게. 

교사의 시작은 무지였고, 그다음은 의욕과 욕심이 앞섰고, 지금은 기다리는 여유와 포용력이 조금 생겼다.
하지만 근본적인 성격은 변화지 않았고 사람에 대한 공부가 천성을 비교적 잘 누르고 있다.
제자가 없는 나에게 오늘 스승의 날은 한참 동안 기억되겠다.

퇴근 무렵에 친구의 전화가 와서 단골 막걸릿집으로 자축하러 간다. 

첨가: 무조건 코로나19 핑계를 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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