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운동장에 내리는 빗방울이 정겨워서 창문을 열었다.
어제 행복학교 부장의 제안으로 우리 학교 관계자, 행복지구 마을학교 관계자, 지역민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잘 운영되면 중학교의 참석도 권장하여 학교와 지역이 함께 성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소통이 주요 안건이겠지만 설문지에 나타나지 않는 학부모와 지역민들의 솔직한 의견을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이런 학교의 알찬 교육과정에 학부모와 지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여 학교 안과 밖이 차이를 줄일 생각이다. 쉬지 않고 촉촉이 내리는 비가 대지를 초록으로 물들이듯이 더디더라도 꾸준히 나아가서 우리 지역의 모든 이들과 같은 꿈을 꾸고 싶다. 꿈으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 학교를 옮기는 날까지 꾸준히 대화하고 실천할 것이다.
오전에 행복 지구의 마을학교를 중추적으로 이끌어가는 분이 학교에 오셨다. 관계되는 교사들과 함께 발전 방안과 학생들의 안전 지도 등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디지컬 성폭력 예방, 중학생들을 위한 마을 학교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 코로나19에 따른 프로그램 운영 방법의 변경, 학생들의 학력 등에 관한 이야기로 확대되었다.
나는 학교 안과 밖이 함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서로 간의 솔직한 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람마다 다른 삶의 방식이 지식과 계급이 차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섣부른 자기 방어적인 대화는 도움이 되지 않으니 서로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 마음껏 나누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사람이면 누구나 자기와 반하는 생각에는 거부감이나 불쾌감을 가지지만 이런 감정에 자주 노출되어야 타협에 이를 수 있으니 회피하지 말자고 거듭 주장했다. 지금까지 보인 우리 지역민들의 능력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삶으로 학생들을 바라보는 것보다 교사들이 우리 지역민의 삶으로 학생들을 바라봐야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으니 더더욱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학생 돌봄을 위해 자생적으로 생긴 청소년센터가 마을학교로 안착하고 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아니 함께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안착과 발전을 위해 가진 구체적인 몽상을 이야기하며 가능하면 함께 노력해서 실현하고 싶다고도 했다.
생각을 나누는 좋은 자리였다. 내 중심으로 글을 쓰다 보니 나만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잘 들었다.
오후에는 공모교장 교육지원청 심사가 있어서 교장 선생님과 실무를 담당한 교사가 출장을 갔다. 나는 공모교장 제도 자체에 거는 기대가 없어서 불참했다. 차후에 시간을 내어 공모교장 제도에 대한 생각을 피력할 것이지만 지나치게 공정성과 투명성만을 확보하려는 방식이 훌륭한 교장을 임용하려는 심사를 방해하고 있다. 어떤 교장이 오든 교감으로서 역할을 다하면 그만 아닌가? 심사 결과에는 관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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