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0년 6월 27일, 28일

멋지다! 김샘! 2020. 6. 28. 20:31

27일 토요일 저녁에 초등학교 동기들 모임이 있었다.
코로나19로 구성원이 교사가 아닌 사람들의 모임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
선생 하는 친구가 모임에 있으면 교사를 질투하는, 자녀 교육을 컨설팅하려는, 교사나 학교에 대해서 궁금한 것을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부류로 나눠진다.
교사가 된 이루 교사를 무작정 질투하며 교사를 난도질하는 이들에게 격앙되게 반응했지만 이제는 전혀 신경 써지 않는다. 코로나19에 의한 온라인 개학, 현재의 비정상적인 등교 형태 등으로 상당 부분 오해하는 친구가 있어서 상세하게 안내해줬다. 현재의 상황을 코로나19를 이용하여 교사나 학교가 좀 더 편해지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어서 법령과 현재 학교의 고충, 코로나19 이전보다 엄청난 교사의 노력에도 이중 삼중의 고통을 느낀다고 했다.
다자란 자식을 보니 그때 좀 더 잘해줄 걸, 그때 교사에게 간섭했더라면 지금보다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라며 후회하는 친구가 있었다. 선생 하는 나도 그때 좀 더 잘해 줄 걸 하고 후회를 하며, 학부모가 간섭하면 오히려 학생 지도가 꺼려진다고 했다. 그런 학생은 그 부모와 겹쳐져서 단호하게 바르게 지도하지 못한다고 했다. 대한민국 교사들은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어떤 집단이든 그것도 구성원이 많을 때에는 집단에 해악질을 가하는 구성원이 있듯이 교사 집단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지금의 시기에 교사를 믿으면 그렇지 않은 부모의 아이보다 훨씬 더 잘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2차 노래방을 간다 하기에 정중하게 거절했더니 모두 이해했다.
어떤 사람, 어떤 직업인을 만나든 교육과 학교에 대해서 물어오면 거침없이 이야기 나눈다. 학생 교육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학교와 교육 이야기를 마다할 이유 없다.

28일 일요일인 오늘은 아내와 선암사와 그 뒷산 장군봉을 다녀왔다.
송광사와 선암사 사이에 있는 유명한 보리밥집은 내가 원하는 보리밥이 아니라서 실망했다. 하지만 손님은 많았고 대부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산악회의 일부 회원들이 술냄새를 풍기며 등산로를 장악해서 고성방가 하는 태도가 정말 못마땅했다. 예전에는 한 소리했는데 오늘은 선글라스 낀 눈으로 빤히 쳐다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보리밥집이 셀프여서 밥상을 다 치우고 일회용 커피를 아내와 나누고 있는데 역시 산악회 일부 무리가 예의 없이 우리의 자리를 점거하기 시작했다. 양해도 없이 일방적으로 자기들이 밥을 먹어야 되니 비키라는 식이다. 이번에는 선글라스를 벗고 빤히 쳐다보았더니 고개를 돌렸다. 있어봐야 감정만 팽팽해질 것 같아서 아내와 자리를 떴다.
예쁜 산수국과 상쾌한 바람, 시원한 계곡물이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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