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사는지혜 456

2025년 4월 28일

내가 사는 지자체의 썸데이 협조 공문을 봤다. 시청이 미혼 남녀 모임을 주선하는 행사다, 그것도 나이 제한을 두고. 행사할 돈으로 지역화폐를 줘라. 김장하 선생 정신 이어받기 교육활동을 장려하는 틀에 박힌 공문도 왔다. 공무원의 지적 한계를 보여주는 공문이었다. 틀에 박혀 캐캐묵은 행정을 하지 않으려면 공무원이 다양한 경험의 지혜와 지식으로 비판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그것이 부족하면 그런 행정으로 본질을 흐리게 하면 안 된다. 좋은 것도 억지로 시키면 반발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공무원이 경험하고 지식을 쌓을 시간이 없음을 잘 안다. 그리고 담당자가 아닌 윗선의 강요 행정일 수도 있다. 그걸 알면서도 조금은 바뀔 것이라는 희망으로 비판했다.

2025년 1월 24일

시를 읽고 싶었다교과서에서 배운 시인들의 시를 읽기 시작했다그들의 시집을 무작정 사서 읽었다이해가 안 되는 난해한 시들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빙 둘러갈까 곡괭이로 깨뜨릴까 타고 넘을까그래! 베껴 써보자첫 번째는 그냥 읽고두 번째는 베껴 쓰고세 번째는 중간중간 눈을 감으며 읽고첫 번째의 시어가 두 번째는 새롭게 다가오고 세 번째는 개안했다완전한 이해의 개안은 아니었고 베껴 쓴 보람의 으쓱함 정도그러다가 참 건방지게도시를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잡념과 상념 보고 듣고 느끼고 관계의 감정을 해를 바꿔가며 적었다제법 시가 되고 시인이 되겠다는 오만의 시작어제 갑자기 신춘문예에 응모하고 싶어서 인터넷을 뒤졌더니 대부분의 응모 기간이 12월 말이나 1월 초중순이 마감이었다 신춘이 아니고 만동문예로 바꿔야 할..

2024년 11월 4일

교장 선생님이 '내가 이토록 교장을 갈망했던가'를 금방 다 읽었다면서, 다른 사람이 말하는 나와 실제 나와 많이 다르다면서, 금방 읽을 의도는 아니었는데 술술 읽히고 말았다고 했다. 그런 의도로 글을 썼다고 했더니, 잘 배웠다고도 했다. 교장 선생님에게 나를 말한 다른 사람은 나를 부정적으로, 고집이 세고 치우쳤고 타협을 모르는 사람이라 말했을 것이다. 그렇게 짐작할 배경을 알고 있어서다. 그 사람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말하려다가 저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고 그 모든 것이 저라며 웃으며 말했다. 책을 7권 출간했다. 책마다 부끄럽고 아쉽고 뿌듯함이 엉킨다. 이전 책과 이후 책의 모순도 있고, 이전 책과 지금의 내 삶과 어긋남이 있고, 이번 책인 '내가 이토록 교장을 갈망했던가?'와 다른 삶을 살 수도 있..

'내가 이토록 교장을 갈망했던가?' 출간

실천적, 문제적, 도전적 교육자로 자부하는 김상백 의 책이다.학생들을 가르치며 깨달은, 교감을 하며 교육을 통찰한,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고, 도구적이며 기술적인 지금 교육 형태를 비판한 책이다.교육자로 성장한 과정, 교장자격 연수의 창의적인 비판, 교육자로서의 포부를 형용사와 부사를 빼고 진솔하게 드러냈다. 그러면서 진지하지 않으려고 국외교육 체험연수 기행문을 비롯한 소소한 에피소드로 꾸몄다.어떤 사람이 교장을 하는지?교장의 수준이 어떠한지?교장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교장이 교육자인지?막말로 교장이 교사의 적인지?궁금하면 읽어보기 바란다.손바닥에 착 달라붙어서 한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이지만 깊어진 생각으로 뿌듯할 것이다.서점에 쫙 깔렸다.너무나 쉽게 구입할..

2024년 10월 2일

공사(公私) 구분이 내 기본 소신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내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 사람의 감정까지 내가 조정할 수 없으니 그렇게 여기는 걸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그러나 그 사람이 내게 공적인 일을 사적으로 처리했다거나 그것으로 손해를 봤다며 이의를 제기하면 결코 그런 일은 없었다고 증명해 줄 수 있다.  내 버릇을 고치고 있다. 교직생활을 오래하다보니 직간접적으로, 학교 안팎으로 아는 사람이 참 많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이런 분들에게 경어를 사용하고 아는 체를 하지 않는데, 극히 사적인 자리에서는 말을 편하게 했다. 그런데 내 뜻과는 다르게, 그런 분들의 일부가 그걸 공적인 업무에도 끌고 들어와서 당혹스럽게 했다. 그래서 이제는 사적인 인연을 넌지시 드러내도 들..

2024년 7월 1일

검려지기(黔驢之技)  자신의 솜씨와 힘이 없음을 모르고 뽐내다가 화를 스스로 부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요즘 교감이 딱 이런 처지다.  아니, 교원과 학교가 이런 모양새다.  잘해 보겠다고, 문제 해결하겠다며 온갖 방법으로 온 힘을 쏟았더니, 힘없는 너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갑질, 청렴, 아동학대, 교권침해 방기 등으로 역공하며 모욕을 안긴다.  그래,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러다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마치 큰 권한이라도 있었다는 듯이 치욕을 안길 게 뻔한데.  법령이 있으면, 법령에 적확히 적혀 있으면 뭐 할까!  행사할 수 없는 법령, 행사하려면 직을 걸어야 하는 어불성설 한 현실이 떡 버티고 있는데.  이런 현실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부여잡을 희망이 없어 하루하루 근근..

2024년 3월 18일

공문을 잘 살피는데도 빠뜨리는 게 있다. 이제는 자책하진 않지만 빠릿빠릿했던 내가 이렇게 변해가는 게 좀 아쉽다. 다행스럽게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어서 안심한다. 지난주에 언뜻 든 생각이다. 양성평등은 바뀔 수 없는 패러다임인데, 국가통계가 아닌 문서의 인적현황에 관습적으로 남, 여를 구분하고 이는 학생 현황도 마찬가지다. 남교장, 여교장, 여교감, 남교감, 남교사, 여교사, 남학생, 여학생. 그냥 교장, 교감, 교사, 학생이지 않은가? 문서, 전시, 게시에 관습적이고 형식적으로 존재한 남과 여의 구분을 없앨 수 있는 직위가 되면 그럴 것이다. 그게 뭐가 중요해,라고 말할 순 있지만, 여자축구선수로 대하는 것과 축구선수로 대하는 건 분명한 차이가 있다. 말과 글을 바꾸면 의식은 쉽게 바..

2024년 1월 8일

7. 친절(親切) 친절 (親切),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 또는 그런 태도. 고분고분하다는 굽신거리거나 아부하는 태도와는 거리가 있는 ' 말이나 행동이 공손하고 부드럽다.'이다. 교원의 친절은 동료와 학생과 학부모를 대할 때, 대결, 비교, 주종, 상하 관계가 아닌 사람이 사람을 위하는 태도이어야 한다. 사람은 타인의 상황을 늘 고려하여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교원 역시 학교 구성원이나 민원인과 대화할 때 교원의 수준에서 그들의 말과 행동을 평가한다. 교원이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특히 교육 관련은-이 특별한데도, 교원은 교원과 소통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응당 그들과 교원을 동일시하여 말한다. 그들이 묻는 것, 그들에게 알려야 하거나 필요한 정보, 그들로부터 필요한 정보는 교원의 수준으..

2023년 12월 29일

4. 성숙(成熟) 성숙(成熟), 경험이나 습관을 쌓아 익숙해짐. 성숙은 목표의 도달이나 완성이 아니라 서툴지 않다는 뜻이다. '내가 다 해봐서 아는데'와 같은 간섭할 충분조건을 갖춘 게 아닌, 모범을 보여할 위치에 섰다는 뜻이다. 교원은 같은 일은 하면 같은 임금을 받는 직무제가 아닌 경력에 의한 호봉으로 임금을 받는다. 생물학적으론 호봉이 높으면 성숙한 교원이라 할 수 있으나 교육 전문가임이 부정되지 않으려면 모범을 보일 수 있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추었는지가 성숙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다음은 내가 생각하는 성숙한 교원의 조건이다. 수업 자존감이다. 원하는 수업을 구상하여 유쾌하게 수업한 후에 어느 누구와도 당당하게 수업을 논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누군가의 수업평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어느 누군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