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5년 1월 24일

멋지다! 김샘! 2025. 1. 24. 10:23

시를 읽고 싶었다
교과서에서 배운 시인들의 시를 읽기 시작했다
그들의 시집을 무작정 사서 읽었다
이해가 안 되는 난해한 시들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빙 둘러갈까 곡괭이로 깨뜨릴까 타고 넘을까
그래! 베껴 써보자
첫 번째는 그냥 읽고
두 번째는 베껴 쓰고
세 번째는 중간중간 눈을 감으며 읽고
첫 번째의 시어가 두 번째는 새롭게 다가오고 세 번째는 개안했다
완전한 이해의 개안은 아니었고 베껴 쓴 보람의 으쓱함 정도
그러다가 참 건방지게도
시를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잡념과 상념 보고 듣고 느끼고 관계의 감정을 해를 바꿔가며 적었다
제법 시가 되고 시인이 되겠다는 오만의 시작
어제 갑자기 신춘문예에 응모하고 싶어서 인터넷을 뒤졌더니 대부분의 응모 기간이 12월 말이나 1월 초중순이 마감이었다 신춘이 아니고 만동문예로 바꿔야 할 듯
딱 한 군데가 1월 말까지여서 그동안 써 둔 시들을 펼쳐보니
이게 무슨 시라고
나름 진지하게 폼 잡으며 썼는데 이것 참
허탈과 무기력
내게 시가 무엇일까
왜 갑자기 시를 썼을까
또 신춘문예에 응모할 생각까지
여태껏 책을 읽고 있지만 아직도 주제 파악이 안 되는 나를 자책하고

문득
시를 쓰는 게 아니라 짓는 거라고 복을 짓듯이
또 이렇게 생각하니 나름의 시 짓는 작업을 할 수 있겠다는 해도 괜찮다는
자조에서 위안이 생겨나고

쓰다
짓다
두 글자의 의미를 제대로 느낀 며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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