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8

2023년 11월 23일

훌륭하게 성장하는 후배 교사를 보면 무엇이든지 지원해주고 싶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망설이다가 아주 조심스럽게 승진 이야기를 꺼낸다. 훌륭한 교사가 승진하여 지금보다 나은 학교를 만들도록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교감의 당연한 역할이라는 마음으로. 후배 교사가 어떤 반응을 보이든, 교사로서의 성장은 멈추지 말라고 당부한다. 사람은 자신의 앞날을 점칠 수 없다. 뒤돌아보면 자신이 통제할 수 없었던 사회적, 물리적 환경과 설명할 수 없고 예상할 수 없었던 부정적이고 긍정적인 간섭과 운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 의지와 능력치는 그런 환경, 간섭, 운이 조금은 유익하게 작용하도록 도울 뿐이다. 그 조금을 조언할 뿐이어서 후배 교사의 반응은 대수롭지 않다. 더 큰 환경, 간섭, 운이 작용할 수 있으니 지금의 그 ..

2023년 4월 13일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1박 2일이었던 초등 교감 리더십 연수를 했었다. 오늘 그 연수를 하루하고 왔다. 1박 2일을 할 수 없는 도 교육청의 사정이 있을 게다. 연수 장소가 기존에 했던 리조트와 달라서 좀 설렜다. 가다 보니, 도착하고 보니 이름만 바뀐 그 장소였다. 남들보다 일찍 도착하고도 미세먼지로 바닷가를 거닐지 못했다. 실내가 바깥처럼 환하지 않아서 수술한 눈의 망막이 마칠 때까지 적응을 못했다. 눈의 불편으로 사람을 분간하기 위해선 빤히 쳐다봐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 되면 안 되어서 흘려보며 선배, 후배, 친구들과 인사 나누었다. 꼭 얼굴 보고 싶었던 이에겐 멀리서 한참을 본 후에 다가가서 인사 나누었다.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친구가 서운해하길래 눈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고 했더니 되레 위로..

2020년 9월 25일

진주교육대학교 동창 회지 두류인의 편집자로부터 내 인생의 후배라는 주제로 원고 의뢰가 있었다. 원고 청탁을 싫어해서 주변의 신문 칼럼 권고도 마다하고 있는데, 거절할 수 없는 친구와 선배가 전화로 나와 어울리지 않는 전혀 사실이 아닌 말로 여간 꼬드기지 않아서 불편한 마음으로 수용했다. 나의 이야기보다는 후배의 이야기에 집중해 달라는 편집자의 특별한 요구도 있었다. 내 인생의 교직 후배가 있었던가? 첫 발령부터 지금까지 만난 후배들을 머릿속에 소환하여 책장을 넘기듯 찬찬히 살펴보며 과연 '내 인생'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세 후배가 떠올랐는데 한 후배는 아직까지 용서가 안 되는 후배인데, 어떤 이는 선배가 먼저 손을 내밀라고 하지만 사이가 틀어진 결정적인 일이 있기 전까지 남들이 뭐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