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날씨다.
즐길 수 없는 안타까움이 가득한 현실이다.
코로나 19 치료제와 백신이 빨리 나오면 좋겠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정의롭게 사는 삶을 재미있게 실험하며 산다. 그래서 교직을 떠나는 날, 교직에 있으려면 정의롭게 살아도 충분히 자아실현을 할 수 있어! 아님 절대 그럴 수 없어! 둘 중 하나를 남기려 한다. 광범위하고 시시때때로 변하는 정의를 공부하는 방법이 책 읽기와 글쓰기다. 무지하면 정의로운 삶도 살지 못한다.
교감들을 만날 때마다 앞으로의 몇 년 동안 교장 퇴임자가, 저출산에 의해 학교가 줄어들어 교장이 되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며 걱정한다. 어떤 교감은 좀 더 빨리되기 위해 본인의 부족한 능력의 끈을 권력의 꽁무니에 갖다 붙이려고, 어떤 교감은 치밀한 계산에 의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삶을 추구한다.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 보면 나도 불안해져 잠시 '정의'를 잃고 승진에 취해버린 몽롱한 정신이 현실을 안달하게 한다. 숲 속에서 가만히 눈을 감고 있노라면 이런 일시적인 안달이 아직 남아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럽고 권력 추구 욕망을 버리지 못했음을 자인하게 된다. 수시로 가다듬고 가다듬는다.
대학 시절의 낭만으로 선배들을 대한다. 하지만 형식일 뿐이다. 간혹 그 낭만으로 대접해주면 그 시절처럼 깔보려 든다. 네 번째 만남에서는 그 낭만을 잊게 해 준다. 요즘 이런 선배가 있어서 거슬리는데 지난번까지가 세 번이어서 다음 모임에서 또 그렇게 하면 정신이 얼얼하게 제대로 한방 톡 쏠 것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인간 안보를 위협하는 인간들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는 인간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단체 헌혈 참여 독려 문자가 왔다. 우리 학교 참여가 미흡하다고 걱정하는 이도 있었지만 다그치지 않았다. 피를 뽑고 안 뽑고는 본인이 결정할 사항이지 교감이 이래라저래라 할 사항 아니다. 다만 코로나 19로 피가 부족하다고 하니 인간 안보의 입장에서 많이 참여하기를 열망한다.
어느 누군가에게.
그대는 이념으로 사회 진보를 이루기 위해 권력을 탐했는가?
원래부터 권력을 탐하기 위해 이념을 내세웠던 잡술꾼이었던가?
요즘 그대가 하는 꼴은 후자에 가깝네.
권력은 유한한데 스스로 발등을 찍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게.
그대로 인해 그대를 추종하는 무리들의 발등이 찍히지 않는다는 보장은 있는가?
그대를 둘러싼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대를 둘러싸고 있는지 살펴보게.
그대는 그들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가?
통제할 수 없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게.
순진하게 그대를 따르는 무리들은 보호해야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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