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의 피부에 희부연 새살이 돋았다.
희부연 새살은 연두와 초록의 살갗이 되었다.
연두와 초록의 살갗에 봄비가 내린다.
후투티 세 마리가 연신 머리를 초록의 운동장 속으로 감춘다.
길고양이 한 마리가 축축한 모래를 아랑곳하지 않고 편안하게 똥을 싸고, 나는 사방이 울리도록 손뼉을 치며 쫓는데 고양이는 중간에 끊지 못해 안절부절이다.
그래! 오늘만 편안하게 싸고 가라.
학교의 사람들은 화단에 냄새 없는 거름을 뿌리고, 봄비에 따라온 추위로 어깨를 움츠린다.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와 아이들의 대답 소리는 빗물과 함께 흘러간다.
오늘도 학교의 삶들은 습관처럼 다가와서 사라지지만, 따뜻한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훈훈한 이야기로 모락모락 피어나기를 고대한다.
야옹아! 네 똥냄새는 따뜻한 봄날에도 피어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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