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평론을 할 정도로 우리나라를 통찰하는 지식과 지성은 없어.
그래서 내 주장을 할 뿐 다른 사람의 주장-억지 주장까지 포함-에 대해서도 나와 같은 부류로 생각하며 차이라 치부했어.
이번 20대 대선에서도 공무원으로서 선거 중립의 의무를 위반할 수 없었고, 나름의 이유로 주장하는 각자들로 쾌와 불쾌를 직조했지만 일절 표현하지 않았어.
봉건, 전체주의 사회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와 평등을 억압하는 독재자가 덜 나왔다는 굳건한 믿음이 있었기에, 실제로도 그랬어.
하지만 소위 진보로 자처하는 인간들의 이번 대선 분석을 보면 여전히 남 탓이야.
20대 남자를 탓하고, 지역을 탓하고, 어리석다고 탓하고.
정말 모르는 것 같아.
아니 모른다고 확신해.
자유주의를 배척한다고, 금융 자본주의를 배격한다고, 경쟁보다 연대가 사회 정의라고?
그래 맞아!
그런데 당신은 연대를 주장하며 경쟁을 부추겼고, 금융 자본주의를 배격한다면서 때로는 사사건건 돈을 핑계 삼았고 때로는 사사건건 돈을 이용했고, 신자유주의를 배척한다면서 신자유주의자들을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시켰어.
그러고도 진심은 그게 아니라고 팍팍 우기며 당신의 진심을 의심하고 비판하는 세력들을 악으로 치부했어.
현장을 중시하겠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했잖아.
그런데 당신이 언제 현장에 제대로 있어나 봤어, 처절한 현장에서 운동만 했잖아.
그 관념적인 운동으로 현장이 그럴 것이라고 개혁이니 대전환이니 하며 지금까지 처절한 현장을 피곤하게 했잖아.
20대 남자들 욕하면 안 돼.
세상 공부 제대로 하지 않는 어떤 인간은 진보 교육을 받은 20대가 보수화되었다고 주장하며 현장인 학교를 무시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아무리 곱씹어도 뭔 말인지를 모르겠어.
아니, 그대의 운동으로 그런 교육을 했고 그런 학교를 칭송했잖아!
인제 와서 뭔 개소리야.
문해력을 기르는 기초 기본 교육 필요 없고, 근본 없는 미래 역량이 기초 기본 학력이라며.
그 미래 역량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는데.
인제 와서 누구 탓이야.
20대 그 남자들은 당신이 가르쳐 주지 않는 세상 공부하고 있는 거야.
지금의 제도라면, 그들은 최소한 16명의 대통령을 뽑아야 해.
그들은 그들의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는 중이야.
그들을 조종하려 들지 마. 어리석게.
인간은 나이와 상관없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발 딛고 있는 그 땅덩어리 당신만 딛고 있는 게 아니야.
남의 발을 네 발이라며 우기지도 마.
남의 발등을 밟고서 으스대며 주인행세 하려 하지도 마.
네 땅, 더군다나 네 발 아니야.
이제 네 성찰부터 해.
그럴 때가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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