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2년 3월 16일

멋지다! 김샘! 2022. 3. 16. 17:30

성과상여금 지급 서류를 모두 제출했다.
아울러 교무부장 교감 승진대상자 수정 자료까지 제출하게 되어서, 내일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출장 갈 수 있겠다.

어제저녁에 약간 걱정되는 흔들림으로 경남교총정책연구소 밴드에 장문으로 내 소신을 드러냈다. 순간적인 감정으로 앞뒤 재지 않은 게 아니라 마음에서 숙성시킨 글이었다. 쓰고도 여러 번 지울까를 고민하다가 그대로 뒀다. 솔직한 내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서, 내 마음을 자신 있게 진솔하게 드러내야 나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할 것 같아서, 나와 이야기를 나눌 때 나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할 것 같아서.

눈여겨 봐둔, 학교 뒷담 너머 나무에 달린 연꽃이 파란 하늘에 선명하게 드러나도
지난 늦가을에 고구마를 캐낸 밭에 분홍의 광대나물꽃이 이국의 초원을 연출해도
이른 봄부터 메마른 화단을 들추며 꾸역꾸역 올라온 연분홍의 히아신스가 도드라지게 예뻐도
히아신스 옆의 수선화가 노랑의 절정을 뽐내도
교문 옆 화단에서 산수유가 자기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아이들이 야속하다 하여도
그 꽃들을 보라고 말하지 못하겠다.
그 꽃들을 보라는 말이 죄악이 될 것 같은 지금의 학교다.
그래도 눈길이 그 꽃들에 잠시 머물면
그래도 콧속으로 그 꽃들의 향기를 끌어들이면
잠시 봄이 되지 않을까?

어머니가 매우 아프시다.
없는 살림에 자식들 공부시킨다고 남의 밭 일구시며 당신의 몸보다 큰 소쿠리를 시장으로 이고 다니시며 혹사한 허리가 위태위태했는데, 근래는 뼈들이 신경을 많이 누르는 모양이다. 다행히 살갑지 않은 나보다 아내와 동생이 살뜰히 병원을 오가며 잘 챙기고 있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불안하다. 한때 아팠던 것처럼 그냥 지나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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