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불편해도 걱정되어도 적응한다.
안경 벗고 모니터 앞에 눈을 바싹 댄 채 읽고 쓰는 것도 제법 할만하다.
눈을 뜨면 왜곡된 시력이 정상으로 체화된 그 어느 날이 오기를 바란다.
내일이면 격리된 아내 대신한 집안 살림도 끝이다.
우리 학교는 올해도 1월 중순의 졸업식과 종업식을 끝으로 2022학년도를 마무리한다.
졸업식과 학년말 업무 처리로 바쁜 와중에 2023학년도 교육과정 수립을 위한 워크숍을 알차게 한다.
교사가 중심이 되어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하여 2023학년도 교육과정을 완성한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다.
어떤 이는 가르치는 보람으로 행복하기 위해 열정을 쏟는 반면, 어떤 이는 우리 학교 교육과정이 교사의 영혼을 갈아 넣는 고난도의 노동이라고 한다.
어느 쪽에도 대꾸하지 않는다.
회피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교사 중심의 의사결정에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참는다.
우선은 교감이나 교장에게 의지하지 말고 교사끼리 치고받으며 조율해보라는 것이다.
이 정도도 못하면서 어떻게 민주 학교를 만들겠는가?
내가 교사를 하던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다르다.
모든 면에서 진보했다.
아니 팽창했다.
내 시절에 안 되던 것도 되고, 되는 것은 더 잘 된다.
내 시절에 밤새우며 하던 일이 이제는 10분 이면 끝난다.
내 시절에는 했어야 할 일 이제는 안 해야 하고, 하게 하다간 낭패를 당한다.
지금의 교사 수준을 믿는 게 최선이다.
지금의 교사 수준이 마음에 안 들어서 답답할수록 교사 주도적인 교육과정을 장려해야 한다.
경험으로 그 경험을 지식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제공해야 교사 수준이 높아진다.
그럼 교감이 할 게 없다고?
천만에!
공상 미래로 현실을 이상으로 이끌지 않도록 현실과 현재를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학교 내외에서 삶을 알뜰히 가꾸고 교육공동체를 제대로 파악하여 이해로 신뢰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이것저것 묻는 이가 많아진다.
물론 전부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나는 아집을 드러내는 이를 탓하지 않고 진보하려는 이를 편애하지 않는다.
다만 진보하려는 이에게 희망을 건다.
이제는 일상이 된 일에 새삼스럽게 짜증도 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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