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진주에서 60분을 달리와야 지금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 도착한다. 보통 학교에 도착하는 시간이 8시 25분에서 30분 사이이다. 교무실의 컴퓨터를 켜고 학교일지부터 작성하며 일과 운영 계획을 세운다. 이때 쯤이면 어김없이 학교버스에서 내리는 학생들의 활기넘치는 소리가 조용한 시골 학교의 정적을 깬다. 오늘도 어김없이 학생들의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한 아이가 '선생님 번데기 가져왔어요? 근데 무슨 번데기인지 모르겠어?' 교무실에서 이 소를 들은 해정씨 왈 '교무선생님 아이들이 번데기를 가져 왔대요. 어이구 징그러운 녀석들, 별걸 다 가젼온다'고 하더군요.
잘난체 하는 내가 그랬죠. '이것이 시골학교이다. 나라면 교실에서 번데기를 키워보겠다. 그래서 무슨 번데기인지도 알아보고 관찰일기를 통해서 학생들의 호기심도 만족시키고 공부하는 법도 가르치겠다.'고 했죠.
시골학교는 주위에 학원이 전혀 없습니다. 케이블 방송이나 위성안테나를 달지 않으면 교육방송도 시청할 수 없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전화 모뎀을 사용하여 인터넷을 하는 실정입니다. 학교홈페이지가 있으도 가정에서 접속을 하지 못하기에 언제나 조회수가 낮습니다. 이런 환경의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요?
나는 주장합니다. 시골의 풍부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치자.
자연관찰, 자연탐구 등을 통하여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깨우치게 되면 어릴때에는 도시 아이들에 비해서 다소 지식 보유량에서는 부족할 지 모르지만 학년이 오를수록 왕성한 호기심으로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텔레비전에서도 작은 학교의 위대함을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우울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오늘도 방과후학교 시간에 문제집을 들이대고 있습니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가 우울하게 만듭니다. 속된 말로 온갖 사교육의 혜택을 다 받는 아이들과 우리 아이들이 게임이 되겠어요?
아무리 교과서의 내용이 같다고는 하지만 환경이 천차만별인 우리나라입니다. 일률적이고 일제적인 교육제도, 교육과정 개선해야 됩니다. 교장 공모제 하면 뭐합니까? 교육과정 편성권이 교장에게 없어 기존 교육과정을 모범적으로 운영해야 되는데--- ---.
국가에서 제공해 주는 교육과정에 의해 획일화된 인간보다 다양한 환경에게 스스로 공부하게끔 하는 것이 진정한 학력이 아닐까요?
오늘 아침의 하찮은 번데기를 통해서 파브르와 같은 훌륭한 곤충학자가 나오는 대한민국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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