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문화를 바꾸려면 습관적인 말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조그마한 실수를 지적하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상급자의 말을 그대로 따르며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를 습관적으로 말하는 걸 고치자. 그냥 실수였으면 고치고 그렇지 않다면 이유를 차분히 말하면 된다.
상급자와 의논한 후나 결재를 득한 후에 무조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를 습관적으로 말하며 깍듯하게 인사하는 것 또한 그럴 필요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허전하다고 하는데 습관이어서 그럴 뿐이다.
메시지나 안내장, 안내를 할 때도 이렇게 이렇게 해주면 고맙겠습니다가 아니라 이렇게 이렇게 해주십시오로 바꾸어야 한다. 예를 들면 회신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는 회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로 바꾸어야 한다.
자기 생각과 느낌을 말할 때에는 습관적인 같습니다나 생각합니다로 끝맺지 않아야 한다. 참 날씨가 좋습니다이지 참 날씨가 좋은 것 같습니다 참 날씨가 좋다고 생각합니다는 바른 표현이 아니다.
대등하고 자유롭게 말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하려는 의지가 지속가능한 민주주의 학교를 만든다. 그러려면 그것을 저해하는 습관적인 말과 행동부터 고쳐야 한다.
유의할 점은 대등하고 자유로운 말하기는 대상을 존중하며 충분한 정보를 주고받는 품의 있는 말하기이지 상급자나 동료를 언짢게 하는 말투가 아니고, 자기 생각과 다른 생각을 말하는 이에게 무턱대고 자기 생각이 그것과 같다고 하거나 그러려고 했다고 말하며 자기방어적인 기제를 거칠게 드러내는 태도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과 결정을 저해하는 무례함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민주적인 학교문화는 상급자가 베풀고 가르치는 것도 하급자가 갈등 구조의 투쟁으로 쟁취하는 것도 아닌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의식 변화 운동이다. 그것도 관계의 불편을 감수하고 꾸준히 실천하여 민주주의 지능을 개량하고 증폭하는 고달픈 운동이다.
내 뜻이 민주주의라며 떼쓰지 말고 불편하고 고달픈 운동에 적극 참여하시라. 그럴 뜻이 없으면 필요할 때마다 함부로 민주주의 운운하지 마시라. 민주주의 모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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