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어머니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져서 이런저런 고민 끝에 집 근처의 요양병원으로 모셨다. 다행히 한 고비를 넘겼는데 두 발로 설 수 없어서 내내 침대에 누워 계셔야 한다. 자기 고집과 자존심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센 분인데 기저귀로 대소변을 해결하려면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그 마음을 상상하니· · · · · · 돌아버리겠다.
함께 살 동안에는 몰랐는데, 작년의 치매 검사에서도 치매 판정을 받지 않았었는데 정신도 온전하지 않다. 기력을 회복하여 예전처럼 의료기에 의지하여 엉거주춤하게만 걸어도, 당신이 그렇게 원하는 집으로 퇴원할 수 있는데, 하루하루 지켜볼 수 밖엔 다른 방법이 없다. 몸은 잘하려는 마음을 늘 따라가지 않고, 남들은 아들이라도 어머니에게 살갑게 잘하더니만 나는 왜 이러는지. 병상 옆에만 서면 애처로운 마음만 일고, 할 말은 잃고 시계만 바라본다. 아내에게 몹시 미안하다. 누나와 여동생이 수시로 들락거리며 정성을 다해 보살피는 만큼 내가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 분명히 아내 마음도 그럴 것 같아서 고생한다며 하루하루 흘러가는 대로 태연하게 버티자고 툭 툭 다독이는데 그게 상한 마음에 위로가 되겠는가? 착한 아내가 내색을 안 할 뿐이지. 악의 없이 내뱉는 말과 불쑥불쑥 튀어 오르는 단체카톡이 그동안의 노력을 허사로 만드는 것 같아 짜증스러운데, 아내는 그 짜증을 내색하지 않는다. 운전하다 낌새가 이상하여 고개 돌려보면 눈물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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