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5년 6월 4일

멋지다! 김샘! 2025. 6. 4. 20:33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오늘이 내게는 그런 날이었다.

  요 근래에 어머니 노환이 갑자기 악화되어 경황없이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며, 별로 효자도 아닌 놈인데도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무척 힘들었다. 그러나 향후 어머니를 어떻게 모시는 것이 바른 판단인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 했고, 나보다 더 힘든 아내를 생각해서 내색할 수 없었다.
  둘째 아들의 취업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져서 그때마다 위로해야 했다.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데, 보름 가까이 심한 감기를 앓았다.
  올해 들어 기력이 확 떨어져서 몸이 몹시 무거웠다.
  학교에는 안타까운 일로 고생하는 분이 생겼는데 교감으로서 행정적인 뒤처리 말고는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어머니가 기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지만 그걸 지켜보는 내 마음은 이제 안정을 찾았다.
  둘째 아들이 지난주에 최종 면접을 통과하여 인턴을 시작한다.
  감기도 이제는 다 나아서 멍한 느낌이 사라졌다.
  동네 한약방에서 한약을 지어먹었더니 몸이 한결 가뿐하다.
  교직원들이 안타까운 분을 성의껏 돕겠다고 나섰다.
  새로운 대통령이 뽑혔다.

  가족 일과 내 건강상의 문제로 대통령 선거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어차피 결과는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대통령이 뽑혀서 기분 좋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겠지만, 이런 날에 어머니에 대한 감정이 안정을 찾고, 둘째 아들이 힘들게 인턴으로 취업하고, 내 건강이 회복되어서 더욱 기분 좋다.

  오늘이 살다 보면 한 번쯤 있는 그런 기분 좋은 날이다.
  술 마시면 좋은 기분 흐트러질 것 같아 녹차 향기 맡으며 기분 좋은 오늘을 일기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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