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2025)

2025년 8월 4일

멋지다! 김샘! 2025. 8. 4. 10:28

  지난주부터 오늘 아침까지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통해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심각하다고 한다. 늘 그러하듯 결론은 스마트폰 고의존 생활 벗어나기, 독서로 대표하는 읽기와 글쓰기를 대표하는 자기 생각을 쓰는 교육 강조, 학교 주도의 문해력 교육이다.
  그러나 늘 아쉽게도 결론은 쉽게 내리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은 흐지부지하고 두루뭉실이다. 왜 그런지에 대한 내 생각을 밝힌다.
  문해력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을 코로나19로 꼽는데 틀린 주장은 아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중의 하나가 선생님이 아주 친절하게 디지털콘텐츠를 제시하면 학생들은 마우스만 까딱거리는 비대면 원격수업이었다. 더 나아가 학생 주도의 맞춤형 원격수업을 지원한다며 AI기반의 학습 플랫폼을 강제적으로 장려했다. 더 더 나아가 교육부는 AI디지털교과서를 강제적으로 보급하겠다고 했다가 반대 여론으로 멈추었다.
  진보교육감과 보수 교육부장관 모두 AI기반의 학습 플랫폼을 우리 교육의 미래라며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가 상식적이고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AI였다면 문해력 저하에 대한 책임의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학생 맞춤형 교육에는 상당히 기여했을 것이다.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고 홍보한 AI는 실상은 맞고 틀리고를 채점하여 틀린 문제를 계속 풀게 하는 알고리즘이다. 학생이 학습 문제를 생각하여 답하고 자기 생각을 적는 문해력 향상 알고리즘이 아닌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여전히 미래교육을 강조하며 AI를 활용한 교육을 치켜세우고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치켜세우는 AI 활용 교육이 제대로 된 된 AI를 활용하는지에 대한 검증 없이, 학생들이 AI를 부리기 위해서 필요한 소양 교육의 실제적인 방안 없이, 교육 권력자가 명명한 질 떨어지는 AI가 학생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훌륭한 AI가 되었다.
  이름만 AI인 AI활용 교육을 미래교육으로 설정하고 보니, 미래교육에서 필수적인 문해력이 떨어지는 이 모순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AI활용 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기기와 도구에 의존하여 놀이와 게임이 되어 버린 알고리즘 교육은 논리적  사고를 강조하는 방법으로 바뀌어야 한다. 논리적 사고를 위해 문해력으로 지식을 쌓으며 성장하는 교육을 강조해야 한다.

  문해력 저하는 우리나라가 처한 우리 교육의 환경을 그대로 드러내는 확실한 지표이다. 학생 교육의 주도권이 학부모의 민원이 되어 버렸고, 기초적이며 기본적인 문해력 교육을 담고 있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점수 올리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무능 교육과정이 되어 버려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충실히 가르치는 교원은 세상물정 모르는 무능력한 교사로 내몰려서 학부모들의 교육 간섭에 시달려야 한다.
  공교육이 사교육에 주도권이 완전히 빼앗겨서 자포자기한 학교의 수업은 '재미'가 우선인 프로젝트 수업이 최고가 되었다. 수업목표가 학생들의 성장에 맞춰진 프로젝트가 아니라 학생들의 재미가 수업목표가 된 프로젝트 수업으로 학생들이 재미있었다고 하면 성공적인 수업을 한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기분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학교와 교원에게 학부모는 교육활동 침해와 아동학대 신고로 황폐화하니, 학교는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를 위무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
  공교육이 제대로 그 역할을 못하는 만큼 문해력은 확확 떨어지고 문해력조차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니 계층 간의 학력 차이로 우리 사회의 계급이 나뉠 것이다.

  문해력 저하 원인과 해결을 학생과 학부모와 교원, 개인에게 찾거나 돌리려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절대로 문해력 저하를 막지 못한다. AI활용 교육을 비롯한 미래교육의 성격과 방향 혁신, 공교육의 권위 회복이 문해력 교육의 강화이다.

사족: 미래교육에서 문해력 교육을 강조한다. 하지만 AI활용을 비롯한 디지털콘텐츠 교육만큼이나 강조하지 않을뿐더러 일반적인 독서교육과 글쓰기 교육을 잠시 강조할 뿐이다. 그리고 미래교육을 공교육을 주도해야 함에도 각종 법령과 민원으로 시달리는 공교육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이를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주장하며 대안을 제시하려 했으나 날씨 탓인지 머리가 그만큼 따라주지 못했다. 썩 마음에 들지 않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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