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작년도 교장자격연수 국외체험을 함께 한 팀동료들과 포항에서 첫 모임을 했다. 강원도, 제주도, 경상북도, 경상남도에서 나름대로 열심인 교육자들이라 이런저런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사람 교육하는 학교의 풍경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먼저 겪고 뒤에 겪는 차이일 뿐, 얻는 지혜도 비슷하고. 하지만 박장대소하고 인상 찡그리며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공감으로 얻은 깨달음은 3차까지 이어진 술자리의 둔중함을 이겼다. 부디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헤어졌다.
포항에서 돌아온 토요일 저녁에는 중대결정을 할 것이라는 친구와 술잔을 진지하게 기울였다. 교장을 좀 일찍 했으면 그만두고 마음껏 도울 텐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는 누누이 말하지만 우리 교육이 가야 할 길은 공부 잘하는 학생을 기르는 것이다. 그 공부는 교과목에만 한정되지 않고, 공부를 체험했다는 과정에만 치중되지 않고, 공부의 결과로 학생의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학생의 공부는 뒷전이고, 정권에 따라 정권에 입 맞추고 발맞추려고 이상적이기만 한 고교학점제를 찬성하고 수능 정시 확대가 공정의 확장이라는 능력주의자들의 주장에 무지해서 줏대 없이 동조하다가 지방 인문계 고등학교의 학력을 심각하게 저하시켰다. 그랬으면 인정과 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그동안의 잘못을 만회해야지,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처럼 처음과는 정반대의 주장으로 목 좋은 곳에 현수막을 걸어서 여전히 선동만 하고 있다. 안타깝다.
비 내리는 산에서 피어오르는 구름을 느긋하게 바라보며 영감을 얻는다.
그 영감에는 겸손과 절제, 인내와 기다림, 용서와 바람이 뒤섞여 있으나 여전히 그러하지 못할 것이라는 떨림은 어쩔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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