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2025)

2025년 11월 11일

멋지다! 김샘! 2025. 11. 11. 06:13

무료한 삶을 살지 않으려 내 삶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며 의미를 부여한다. 저마다 그럴 것이다. 그래서 내 삶의 의미로 저마다의 삶을 재단하지 않으려 애는 쓰는데, 제대로 받아들여져서 내 삶과 저마다의 삶이 융합되는 쾌감은 별로 없다. 저마다의 지성과 지식을 다양한 의견과 다양성의 관점으로 평등하게 수용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식과 지성의 수준으로 사람을 차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도 아니다. 다만 지금 나는 읽고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을 확인하고 사유하고 연구하며 실천하는 감정과 음정이 다양한 말을 하고 글을 쓴다.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서 잠시나마 무료하지 않은 시간 갖기를 동경하지만 글을 쓰며 잠시 무료하지 않은 시간을 즐기는 게 그나마 다행으로 여긴다. 책 읽고 글쓰기를 잘했다.

퇴근하여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운동하면 시간이 좀 남는다. 나에겐 가장 애매한 시간이다. 잠은 오는데 잠을 자면 안 될 것은 시간,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 집중은 되지 않는 시간, 그래서 가끔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관계의 의무감으로 함께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면 노래방에 가서 박자를 맞추려 애쓰며 내 감정에 충실한 리듬과 음정으로 몸을 흔들지만, 어김없이 그다음 날의 허무가 더 크다. 그 허무의 죄책감과 쪽팔림을 정당화하는 '저마다 다들 그렇게 산다.'라고 자조하지만, 어김없이 아침부터 밀려오는 무료한 삶을 감당할 수 없는 날은 다가오고 또 그렇게 허무하게 무료한 삶에 굴복하고 만다. 그나마 빈번하게 아내와 한잔하는 저녁으로 무료하지 않았던 이야기 나눈 게 다행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빈번하게 허무를 곱씹고 정당화하는 날들이 많았으리라.

어제저녁에 결심했다. 그래! 일찍 자자! 일어나는 시간이 아침이 아니더라도 일어나는 대로 책을 읽고 글을 쓰자. 불규칙적으로 그렇게 해왔지만 이제는 규칙적으로 그렇게 하자! 그래서 새벽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시간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오늘 책 읽은 후기를 SNS에 게시하면서, '학교가 늘 행복할 수가 없고 늘 그래서도 안 된다. 다만 우리 사회가 학교를 괴롭히고 학교가 사회를 괴롭히는 문제를, 가볍지 않은 근심과 그것을 털어내려는 연구로 소소한 보람을 찾자. 책을 읽고 지식을 축적하여 학교의 경험으로 사유한 후 실천하여, 그것을 글로 공유하는 무료하지 않은 교원이 되자.'라는 마지막 글을 고심하다가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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