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고 위로만 하려고 노력한다. 누군가 아프다면 왜 아픈지? 덜 아픈 방법을 어쭙잖게 말하기보다 아픔에 말없이 공감하며 힘들겠다며 잘 회복하기를 바란다는 말만 한다.
하지만 간혹 도저히 참지 못 할 때가 있다. 내가 먼저 내 아픔을 말하지 않았는데 누군가 먼저 내 아픔을 거론하며 위로하면, 나는 그냥 나름대로 관리하고 있다고만 말한다. 그런데 내 아픔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내 아픔의 무게에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누군가가 본인의 너무나 가벼운 아픔을 주저리주저리 나불거리며 내 아픔이 별것이 아니라는 식으로 호도한다. 그 옆의 누군가는 술 한잔하는 자리에서 술 한잔하는 나더러 관리하지 않는다고 타박하며 걱정하는 척한다.
염치 불고하고 새된 목소리로 몇 마디 한다. 그냥 무던히 참다가는 내 자존감이 무너질 것 같아서.
"내가 먼저 내 아픔을 말하지 않았다!"
"내 아픔을 알아달라고도 하지 않았다!"
"내 아픔을 걱정하여 물었으면 짧게 대답한 내 말에 공감하면 되지 않나?"
"내가 왜? 자연스러운 너의 노화로 회복 불가한 내 아픔을 폄훼당해야 하나?"
"술 한잔하는 자리에서 술 한잔하는 데 왜 술 한잔하냐고 하면 내가 관리를 안 한다는 말이냐?"
"너희들의 의도가 그게 아니었다고 하는데, 그러면 그 의도대로 몇 마디하고 말았어야지? 내가 먼저 꺼내지도 않은 내 아픔이 폄훼당하는 걸 그냥 나더러 고개만 끄덕이고 있어라고?"
나이 들수록, 내 경험과 앎의 한계로 짐작한 섣부른 말로 염장 지르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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