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전교생이 아주 작은 시골학교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향한 선생님들의 열정과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학생자치회를 구성하기 위한 전교어린이회장과 부회장을 뽑는 선거가 있었습니다. 어른들의 선거와 똑같이 진행되었습니다.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과 선거에 대한 간접경험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주 뜻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가장 바람직한 의사결정 방법은 토론과 토의에 의한 합의도출(만장일치)입니다. 투표에 의한 결정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그런데 투표에 의한 의사결정이 최고라는 것에 중독이 된 듯합니다. 우리학교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웃의 소규모학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투표에 의해서 학생자치회를 구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3~4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후보들의 소견을 듣고 토론과 토의로 선출해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토론과 토의의 방법 알게되고 양보와 타협의 원칙도 알게 될 것입니다.
어떤 선생님은 '아이들이 토론과 토의가 잘 되겠나? 너무 힘들다. 편한 방법이 있는데 왜 힘들게 할 것이냐?' 등으로 반대를 하는 분들도 있고 '선거와 투표에 의한 의사결정도 엄연한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인데 이것 역시 교육이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분들의 뜻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어릴적 부터 다수의 논리로 교육받은 아이가 어른이 되면 소수의 의견을 존중할게 될지, 옳은 소수의 의견에 동조하여 성숙한 사회를 만들지에는 의문이 생깁니다.
교육은 학력향상에 앞서 민주시민을 기르는 것입니다. 선거와 투표에 중독된 바람직한 민주시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한 토론과 토의 문화에 의한 합의도출(만장일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작은 바람들이 많이 일으나면 좋겠습니다.
'교육 언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쾌한 희망의 바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0) | 2014.06.08 |
---|---|
움직이지 마라! (0) | 2014.05.04 |
학생들을 가르치기 싫은 것이 아닙니다. (0) | 2013.12.26 |
인터넷 게임 중독은 내 아이를 악마로 만듭니다. (0) | 2013.12.23 |
인센티브는 마약이다. (0) | 2013.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