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신규교사 멘토링

첫만남-오리일지라도 독수리로 만들고 싶다.

멋지다! 김샘! 2011. 3. 1. 16:13

 내가 우리 학교에 온 이유는 나를 알아주는 분이 계셔서 집에서 거리가 좀 멀었지만 기분좋게 선택하게 되었다.
 내가 초등학교를 보낸 곳이 지금의 우리학교 보다는 조금 큰 작은 시골 학교였다. 그래서 많은 욕심을 가지고 있었다. 영재학급도 만들어 영재교육도 하고 싶었고, 책도 많이 읽게 해 주고 싶었고, 체험학습도 많이 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그 꿈이 무너지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학력향상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과제가 있어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나면 방과후학교, 온종일 학교(문제집을 푸는 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니  영재교육, 독서교육, 체험학습을 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리고 내가 우리 학교에 왔을 당시에 편한 것이 좋다는 철학을 가진 선생님이 계셔서 신규교사가 교직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는데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았다. 아니 그 분의 철학에 완전히 동화되어 있었다. 그 당시 교장선생님이 나를 부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연구업무를 맡아서 교수-학습 지도안 작성 연수와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위한 공개 수업 등을 실시했지만 참여에 진정성이 없었다. 오히려 '잘난 네가 한번 잘해보라'는 식의 태도였다. 편법을 사용하는 것이 잘못인지도 모르고 따지는가 하면 학생지도의 열정보다는 방과후학교, 온종일학교, 보육교실 수당에 신경을 더 써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에 이런 학교가 존재하는구나!'라고 느꼈다.
 다행히 그 분은 승진이라는 선물을 받아 떠났지만 그 영향을 받은 선생님들은 몇 년동안 쌓인 가치관을 바꾸기가 싶지 않은 것 같았다. 아니, 자신이 잘못된 가치관을 가진 것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2010학년도에 두 명의 신규교사가 왔다. 이 분들이 혹시 교직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을 이어받지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렇다고 훈계하듯이 나무라면서 가르치는 멘토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았다. 리더는 자신이 솔선수범하면서 신뢰를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참,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임을 느꼈다. 그래도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 학습지도연구대회 본선에 두명이 입상했고 여러 교육지표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신규교사를 포함한 후배들을 지도하면서 절실히 느낀 것 중의 하나가 '오리를 독수리학교로 보내지 말라.'는 리더십에 대한 한구절이 떠 올랐다. 아무리 좋은 성장과 발전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더라도 본인이 이를 받아 들이지 못하면 독수리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 오리는 오리로서의 역할을 주면 되고 오리의 강점만 살려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적당히 포기하면서 일년을 보냈다. 그리고 나도 우리 학교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운명(?)이 나를 여기에 다시 묶어 두었다. 공황상태를 느꼈다. 그러나 현실인 것을--- ---. 현실을 직사하자!
 2011학년도에 기간제교사를 포함한 4명의 신규 교사가 또다시 왔다. 거역할 수 없는 나의 현실이다. 아마 내년이면 우리학교를 떠나는 교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에서 일년을 배우고 떠나는 것이 아무 배움도 없이 일년을 보내는 것보다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오리를 독수리로 만들어 보자!'

 2011년 2월 28일 신규교사를 포함한 전교직원 예비모임이 있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학생대면 인사, 학생이해, 학교생활, 학생 생활지도, 학교에서의 효율적인 시간 활용, 대한민국 교사의 역할 등에 대한 연수를 하였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것 같았다.
 학년과 업무 발표가 있은 후 학교를 돌면서 환경구성을 비롯한 여러가지 노하우를 두서없이 말해 주었다. 다행히 열린 생각으로 다양한 질문을 해주어서 첫 만남이 좋았다.
 갈비탕 한그릇하고 헤어졌다.

 체계적인 계획과 묻고 답하기 식의 연수로 독수리가 될때까지 힘차게 달려 볼란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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