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교사의 적은 교사다.

멋지다! 김샘! 2011. 4. 21. 11:17

  월요일 교무회의에서 갑작스럽게 체육부장선생님이 수요일 직원체육연수 시간에 이웃학교와 친선배구대회가 있다고 발표하였다. 선생님들은 수근거렸다. 나름대로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발표를 하니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이어서 교장선생님께서 체육부장선생님께 '나는 허락을 했지만, 다른 선생님들과 의논을 했습니까?, 선생님들은 동의하십니까?'라고 묻는다. 아무런 말이 없다.
 실상은 이랬다. 지난 주에 인근 학교에서 체육부장선생님에게 다음주 수요일에 친선배구를 하자고 제안을 했다고 교장선생님께 이야기를 했더니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을 들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월요일에 바로 발표를 한것이었다.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비슷한 경험을 한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실제 배구를 할 분들은 교장선생님이 아니라 선생님들이다. 교장선생님은 친선 배구대회를 하게되면 행정적으로 책임을 질 뿐 배구에 참여하는 것은 선생님들이 결정한 사항인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지도, 학생 행사활동, 친화회 등의 의견수렴 과정을 보면 담당자가 선생님인데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통행식으로 밀어 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과는 당연히 좋지 읺을 수 밖에 없다. 위의 경우에도 교장선생님께 허락을 받기 전에 전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학년부장선생님과 업무부장선생님의 의견을 수렴하여 교장선생님께 '이웃학교에서 다음주 수요일에 친선 배구대회를 하자는 제안이 있어 선생님들의 의견을 모아보니 좋다고 합니다. 교장선생님 생각은 어떻습니까?'라고 건의했다면 훨씬 더 책임감 있는 행동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책임을 진다'는 뜻을 어떤 일이 일어난 후에 뒷일을 수습하는 측면으로 이야기하지만, 가장 강한 책임감은 많은 조언과 의견을 수렴하여 최대한의 효과를 얻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사후 처리식의 문제해결보다도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는 책임감 있는 문제해결이 더 필요하다.
 선생님이 책임을 다하고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다. 이것도 교과부 장관이나 교장선생님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라고 지시를 내리면 가능해질까요? 씁쓸한 농담입니다.

 신뢰가 무너진 학교라면 동료교사나 관리자가 말을 할 때 끼고 있는 팔장을 풀고, 의자와 상체를 앞으로 당겨서 경청해 보십시오. 작은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