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즐거움을 주는 교사

멋지다! 김샘! 2011. 5. 26. 14:42

나에게 처음의 학교는 좋은 경험보다 나쁜 경험이 많다. 노골적으로 촌지를 바라는 교장, 폭언을 하는 학부모, 자기만을 생각하는 선배 교사 등. 돌아보면 정말 힘들었다. 이런한 상황에 의해 나는 학교에 대한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학교에서 추진하는 일마다 불평불만을 늘어 놓았고, 내가 하는 것은 교육적이고 남이 하는 것은 비교육적이라는 논리로 비판을 가하기 일쑤였다. 당연히 학교생활이 즐겁지가 않았고,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으로 다른 직장을 알아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한 학교에서 즐거움을 주는 선배교사를 만났다. 교무선생님이었는데 딱딱하기 일쑤인 교무회의를 웃음꽃이 피어나는 회의로 바꾸었고, 불평이 있는 교사를 찾아가 솔직하게 학교의 사정을 털어 놓고 양해를 구하였고, 선생님들의 의견을 존중한 의사결정을 하였다. 무엇보다도 관리자와 선생님들의 사이에서, 의견 조율을 너무도 잘 하셨다. 이 분과의 만남으로 내 교직생활이 확 바뀌었다. 그리고 이 분을 본 받기 위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항상 웃는 얼굴이다. 학생들 앞에서나 선생님들과의 만난에서 항상 웃는 얼굴이다. 언짢은 일이 있어도 이 분을 만나면 웃는 얼굴때문에 상한 감정이 가라앉는다.
 사실에 근거한 문제를 해결한다. 학생과 교사, 교사와 교사, 관리자와 교사 사이에 일어나는 문제는 감정적인 의견 대립이 많은데, 이 분은 감정보다는
사실적인 부분만을 찾아 문제를 해결한다. 사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의견 대립의 시작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출발하는데 여기에 감정이 섞이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 분은 이 사실을 찾아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유머가 있다. 딱딱해지기 쉬운 교무회의 시작을 예측하기 힘든 유머로 시작한다. 회의가 웃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웃음이 사람과 사람의 벽을 허무는 것도  이 때 알았다. 교무를 하고 있는 지금 회의를 웃음으로 시작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는 것도 이 분에게서 배웠다.

 솔직하다. 불만이 있는 교사를 직접 만나 솔직하게 학교의 상황을 안내하고 양해를 구한다. 그리고 단편적인 위기 극복을 위해 책임지지 못하는 약속은 하지 않는다.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범위와 학교(관리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범위를 솔직하게 이야기하여 부푼 기대를 하지 않게 한다. 나는 순간적인 위기극복만을 생각하여 부푼 기대를 하게하는 관리자를 많이 보았다. 결국에는 더 큰 충돌로 이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단호하다. 비교육적인 문제, 학교와 구성원의 성장을 방해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한다. 인정에 끌려서 학교에서 책임을 지지 못하는 결정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간혹 관리자들이 인기영합적으로 합리적이지 못한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려고 할때도 단호하게 거절하도록 했다. 때론 오해를 사고, 본인이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굴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생님들이 이 분을 닮아갔다. 그리고 학교가 변화기 시작했다. 선생님들은 자율적이고도 즐겁게 학생지도를 하기 시작했고, 관리자는 선생님들의 의견을 존중한 의사결정을 하고, 선생님들도 관리자의 결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되었다. 실제로 학교에서 불의의 사고가 있었는데 모두가 하나되어 슬기롭게 해결하였다. 이웃의 학교와 교육청에서도 놀라워했다.
 또. 학생들이 참여하는 각종 대회에서도 여러 분야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결과가 있었다. 학교평가에서도 최우수를 받았다.(나는 학교평가를 좋지 않게 생각한다. 여기에 인용한 것은 학교의 변화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나도 이 즐거움을 주는 선생님 덕분에 학교 문제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와 교사리더십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하였다. 나 또한 이분과 같이 즐거움을 주는 교사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학교에 즐거움을 주는 교사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