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멋지다! 김샘! 2011. 5. 9. 15:29

 영재교육원 강사를 10년 가까이 하고 있다. 연말에 열리는 워크샵에서의 최대 이슈는  다음 해에 누가 기획부장을 하느냐이다. 영재교육원에서 기획부장의 역할은 일반 학교의 교무부장과 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담당 장학사가 영재교육원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재교육원 운영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담당 장학사가 영재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겸비한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영재교육원 업무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심역할은 기획부장이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하다 보니 기획부장의 역량에 따라 영재교육원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담당 장학사가 영재교육원의 성장과 발전보다는 업무 효율성을 위하여 기획부장을 유임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내가 속한 영재교육원도 몇해 동안 한 사람이 기획부장을 했으며 기획부장을 그만 둔 후에도 후원자 역할을 자처한 경우가 있었다. 형식적으로는 영재교육원이 잘 운영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적으로는 성장과 발전이 없었다. 영재교육원 평가에서도 이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대처는 안일했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데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영재교육원 강사들의 불만도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올해 그 분이 그만두었는데, 그만두는 그날까지 자신이 아니면 영재교육원이 안된다는 식의 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 한쪽으로 너무 많이 치우쳐 있다는 생각을 또다시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어느 교장선생님이 유능하다고 인정한 교사는 몇년동안 그 역할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심지어 그 교사가 학교을 옮기려고 하면 학교 운영에 큰 문제가 생긴다고 하면서 교장이 나서서 제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그 교사의 역할을 대신할 교사는 항상 있다. 단지 넓게 보지 않고, 자신에게 좋은 말만 하는 교사를 원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교육기관의 리더는 자신의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 너머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교사가 학교을 옮기려고 한다면 가도록 해야만 한다. 그 교사를 붙잡기 위한 방안을 일반교사들은 원하지 않는다. 그 특별한 방안으로 인하여 구성원들의 갈등만 부추켜 결국 학교의 퇴보만 가져 올 뿐이다. 훌륭한 교육리더라면 특정 교사에게 의존하는 것보다 균형잡힌 시각으로 구성원들 모두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들의 잠재력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교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독선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자신이 그 일을 맡고 있기때문에 다른 교사들이 못하고 있을 뿐이다. 나보다 뛰어난 교사들이 많다는 생각으로 다른 교사들의 의견과 건전한 비판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하며,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수용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
 학교의 발전과 성장은 구성원인 교사의 잠재된 능력이 발휘될 때 가능하다. 균형잡힌 시각은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여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 교사와 학교의 성장과 발전을 위하여 균형된 시각을 갖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