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10

2025년 7월 21일

우리 지역의 집중호우 피해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오늘 출장 가서 듣기로 한 연수가 연기되어서 출근했다. 늘 떠들어대는 신속하고 충분한 복구가 실제로도 그렇게 되면 좋겠다. 집중호우로 읍 지역이 고립되고 긴급대피해야 하는 상황을 꿈에도 꾸어보지 않았었다. 하천과 산기슭이 아니면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여겼는데, 끔찍하다, 앞으로 더 얼마나 끔찍한 일이 닥칠지 상상할 수 없는 공포를 마주했다. 나와 우리 학교의 피해가 없다고 안심할 게 아닌 곧 마주할 공포 같았다. 대통령이 말 많았던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서 다행이지만, 우리 교육을 너무 비관적으로, 낭만적으로 비판만 해대는 선동가를 지명할까 봐 걱정했다. 교육정책은 이상과 꿈을 외치는 게 아니라 현실을 실제적인 교육으로 개선하는 방법이어야 한다..

2025년 3월 24일

주말 내내 산불 참사로 마음이 아팠다. 그곳에 친구도 살고 여동생은 그곳의 공무원이다. 산불을 진화하다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매우 아프다.  기후위기가 가져온 산불 참사이다. 사람의 실화(失火)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하지만 그 사람들이 그런 행위를 해오는 동안에는 지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습도가 10% 미만이거나 초반인 지금에는 그런 행위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산불 예방만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기후위기가 일으킬 재난을 생각하며 생활습관을 의도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모두의 경각심과 더불어 재난 예방을 위한 강제적인 정책도 필요하다.  산허리를 자른 전원주택, 바닷가의 인위적인 절벽과 계곡 바로 옆..

2024년 8월 24일

엊그제가 처서였다. 서늘한 바람에 모기 입이 돌아간다는 처서, 요즘은 '처서 매직'이라고 한다. 그런데 올해의 무더위는 이러한 통념도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아내와 나는 처서 새벽의 서늘한 공기에 홑이불을 덮어야 했다. 이는 우리 아파트가 산을 지고 강을 내다보는 바람이 지나가는 언덕에 있고, 오래된 아파트의 앞뒤 창문을 활짝 열면 그 바람을 오롯이 받을 수 있어서 그렇다. 공동묘지에 세운 아파트라서 볕도 잘 든다. 그러나 몇 해 전에 우리 아파트와 강 사이에 30층의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강바람을 막았다. 확연히 줄어든 바람은 살갗으로 느낄 정도다. 베란다를 내다봐도 강을 볼 수도 없고. 지구 온난화-나는 이 말도 마음에 안 든다. 기온 상승의 절박한 위험성을 너무 부드럽게 표현했다.-..

2024년 5월 22일

1. 지구 기후 변화 위험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두 가지. 하나는 지금까지처럼 기후와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자연환경을 인간이 조절할 수 있는다는 기후 위기. 다른 하나는 인간이 예상과 빗나가는 급격한 기후 변화와 그것을 일으키는 자연의 변화를 인간의 기술로 통제할 수 없다는 기후 정의. 우리는 때와 장소에 따라 자기 정당성을 위해 기후 위기와 기후 정의를 뒤섞어 사용. 나는 기후 정의에 가까운 사람. 자연림을 말살하여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물을 몰살하곤 꾸준히 에너지와 물을 사용해야 하는 공원(정원)을 조성하곤 생태전환이라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음. 학교의 텃밭과 화단, 학교 부지를 토목 건설 기계로 싹 다 밀어 인간 우선의 공간을 만들곤 생태전환교육이라 일컫는 것에 동의할 수 없음. 지금의 위기 앞에 ..

2023년 8월 28일

지난주 금요일부터 학교에 있던 짐을 정리하고 있다. 버릴 것 버리고 나니, 버려도 괜찮을 것 같은데 버리지 못해서 갖고 다니는 것들을 담은 A4종이상자 하나, 드립커피 도구를 넣은 다회용 종이가방 하나가 전부다. 교감 명패는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천덕꾸러기다. 교감으로 첫 발령받을 때, 하나 정도는 기념으로 필요할 것 같아서 챙겼었다. 지금은 교감자리 칸막이에 올려놓을 이름만 있는 작은 명패가 딱 좋다. 살면서 잘한 것 중의 하나는 골프를 시작한 것이고 더 잘한 것은 그만둔 것이다. 한 20년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손이 얼어 골프채를 제대로 쥐지 못해도 햇볕이 아무리 뜨거워도 신나게 쳤다. 어느 날부터 마음 한구석에서 뭔가 모름 미안함이 싹터서는 자꾸 커져만 가는 게 여간 불편하지 않았..

2023년 7월 14일

지구온난화, 어떻게 보면 심각한 상황을 회피하는 참 따듯한 말이다. 기후변화도 순화된 말이다. 기후위기, 기후재난, 기후재앙의 일상화 용어가 현 전지구적 기후재난을 그래도 좀 잘 표현하는 게 아닌지. 우리나라 기상학자들 사이에서 장마라는 말보다 우기로 표현하자는 논의가 있다고 한다. 기후위기 일상화를 교육 전 분야에 확대 반영하고, 우선적으로 교육부와 도 교육청의 정책 및 연수 일정, 학교의 학사 일정에 변화된 기후를 반영해야 할 것 같다. 하기야 예측할 수 없는 기후재난 앞에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만은. 다행히 오늘 비가 적게 와서 교육과정 나눔을 무사히 마쳤다. 다음 주에 전교생 물놀이 교육활동이 있는데 걱정이다. 학생들이 학수고대하는 교육활동인데, 장마가 끝나야 하는데 그럴 기미는 없고.

2023년 6월 19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간의 면역력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아픈 학생들과 대수롭지 않았던 질병으로 고생하는 학생들이 많다. 어른도 그렇다. 나는 코로나19 대유행의 부작용과 더불어 면역력을 키울 수 없는 생활환경으로의 변화가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짐작한다. 기후위기 대응 교육이 별건가요. 에어컨 켜기 전에 창문부터 열어보고, 에어컨 적정 온도 유지하고, 빈 공간의 에어컨은 반드시 끄고, 중간놀이 시간과 점심시간은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물은 아껴 쓰고, 불필요한 전등은 끄고. 생태교육과 기후위기 대응 교육한다며 쓰레기 생산하는 교육보다 생활 속의 에너지 절약 실천 교육이 훨씬 낫다고 했더니, 어떤 이가 그건 실적이 아니라고 웃으며 말한다.

2023년 4월 25일

고향에서 농기계 수리점 하며 조그맣게 농사짓는 친구가 있다. 고장난 농기계들이 널브러져 있는 수리점 창고의 바캉스 의자에서 마시는 믹서 커피가 구수하다.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은 구수한 커피 사이로 스며오는 폐유 냄새와 함께 지난간 일들을, 고향 형편을 툭툭거리곤 했다. 비가 왔는지 안 왔는지 기억이 없는 올봄에 토요일에 아내와 그를 만나러 갔다. "잘 지내?" "응" "농사철이 시작되어 바쁘겠네?" "그렇지 뭐" "올해는 자두, 살구, 복숭아, 배꽃이 한꺼번에 펴서 어떡해?" "어떡하긴 뭘 어떡 어떡해, 그냥 보고 있는 거지 뭐, 한꺼 피니 보고 좋잖아?" "아니, 벌이 없다면서, 가루받이 안 되는 과일 농사 망하잖아?" "잘 찾아보면 한 마리씩 열심히 돌아다니며 자기 할 일 하고 있어!" "그 몇 마..

2022년 4월 13일

2. 기후위기 지구 기온 급상승에 의한 인류의 생존 해법은 기후위기와 기후정의가 있다. 기후위기는 자본주의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기온 급상승을 완화하는 신기술과 화석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으로 인류 생존을 모색하는 것이고, 기후정의는 현재의 기온 급상승에 따른 인류의 위기는 자본주의 체제로부터 도래했으니 대량생산 대량소비 체제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인류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 또한 다르다. 하지만 혼재된 것도 사실이다. 물론 기업은 기후 변화라는 현저히 완화된 표현을 좋아한다. 학교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산물이다. 그래서 현재의 위기를 기후정의보다 기후위기의 관점으로 바라볼 것이고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문에도 기후정의보다 기후위기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기후위기의 관점에서 ..

2021년 9월 28일

기후 변화에 의한 위기는 지구의 위기가 아닌 인간에게 닥친 급박한 위기다.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른 위기다. 지구는 기후 이변과 관계없이 언제나 태양의 주변을 돌 것이다. 지구를 걱정할 게 아니라 인간을 걱정해야 한다. 방송 패널, 신문 사설, 학생 교육에서 공공연하게 지구 위기, 지구가 아프다고 한다. 잘못 알고 있거나 잘못된 표현이다. 인간이 지구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인간이 인간을 괴롭히는 것이다. 생명의 위협이다. 더 큰 문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뚜렷하지만, 불공평 불평등하게도 가해자 중심의 문제 해결로 부자 나라와 부자는 느긋하고 가난한 나라와 빈자는 소멸과 생명의 위협에 맞닥뜨린다. 기후 위기의 대응은 인간안보다. 기후 변화로 멸종하는 생물이 직접적으로 인간을 위기로 내몰 것인지 풍요를 보장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