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 9

2025년 1월 10일

어제 2024학년도 종업식과 졸업식을 했다. 조퇴를 내고 겨울방학을 먼저 맞이하는 선생님들과 의례적인 인사를 주고받기 싫어서 조퇴를 내고 좀 일찍 퇴근해서 몇 시간을 OTT로 때웠다. 늘 했던 일상과 멀리하고 싶어서 OTT에만 집중하려 했는데, 겨울방학을 앞두고 새 학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맞은 작은 돌멩이들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남들 하는 정도, 교원이면 당연히 해야 하는 정도, 양도 많지 않았고 질도 그다지 낫지 않았는데, 왜 그걸 남들보다 많이 했고 교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마치 하면 안 되는 일을 엄청나게 한 것처럼 포장해서는 동료 교원의 어깨를 무겁게 하려는지. 그걸 안 들어주면 스스로를 폄훼하며 주변을 불편하게 하는지.  긴 세월, 학생과 함께하려 학교 안의 아주 작은 공..

2025년 1월 4일

경상남도교육청의 AIDT 2025학년도 의무 도입 유예와 시범학교 운영 결과로 향후 도입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결정을 아주 환영한다. 그리고 시범학교 운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전의 시범학교처럼 '무조건 좋다'는 결론은 지양해야 한다. 양적, 질적 평가 모두 정성과 정량의 과학적 방법과 결과로 과학적인 결론을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전의 시범학교에서는 결과를 정해놓은 양적, 질적 평가로 감성의 언어로 결론지어서 그 가치를 자발적으로 상쇄했다. AIDT 시범학교도 이런 교육기관의 연구 습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AIDT 전면 도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로 스스로 내란수괴가 되어 그 직이 정지되고, 교육감협의회에서 AIDT 2025학년..

2024년 12월 27일

무속신앙이 문제가 아니다. 그럼,   가톨릭 개신교 그리스정교 불교 이슬람교 유대교 일본 신교 그 외 보편 종교가 불법 비상계엄령 선포에 개입했다면 용서될 일인가?   제정일치를 신봉하는 미개인이 정교분리의 민주주의를 부정한 반헌법의 만행이다.   나는 무속인이 아니다. 그러나,   국악의 한 분야에 무악이 있듯이 무속신앙은 우리 토속신앙으로 우리 전통문화의 한 맥으로 여긴다. 더불어,   민간신앙으로서 제주 4.3을 비롯한 국가가 저지른  많은 만행의 위안과 회복을 위해 살풀이를 비롯한 의식으로 기복신앙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거듭,   무속신앙이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전근대의 봉건주의를 신봉하는 야만인이 문제이다.   제국주의가 기독교를 발명품과 과학 지식으로 전파하며 기독교를 과학적인 ..

2024년 12월 19일

머리에 든 게 없으면 주먹을 앞세우고주먹으로 권력을 움켜쥐면내 편 네 편으로 갈라서 폭력으로 권력을 유지하고우긴다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은 채, 옳고 그름조차 모른 채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나쁜 놈이라고머리에 든 게 없다는 건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것사족: 불법적인 비상계엄령 선포에 얽힌 사람들과 그들을 비호하는 사람들이 하도 어이구니없어서······

2024년 12월 17일

한국교총 선거와 이번 탄핵 정국을 겪으며 내 고향 '진주'를 떠나고 싶었다. 지금도 그 마음 그대로다. 학연과 지연을 극복하자며 주장하던 사람들이, 능히 그렇게 해야 할 사람들이 학연과 지연을 내세워 선거를 주도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넘어야 할 '우리가 남이가'는 넘지 못할 벽인 듯했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한국교총 선거는 교총 회원인 교원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대도 자격 없는 일반인이 무차별적으로 간여하는 것을 목도하며 '저 자리가 뭐라고 저렇게까지 해서 어떤 정당한 권위를 인정받겠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교총 선관위에 신고하라는 이도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 별 의미 없는 선거에 말려들기 싫어서 비겁하게 침묵했다.  주장과 실천 사이의 거리가 얼마 큼인지, ..

2024년 12월 12일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령과 대통령 탄핵 정국을 통과하면서 문해력의 중요성을 거듭 생각했다. 문해력은 지식과 비판적 사고가 융합되어야 가능한 능력이다.  질서 있는 퇴진, 얼핏 보면 긍정 느낌의 단어 질서 때문에 그럴싸해 보인다. 하지만 대통령의 퇴진은 자진 사퇴와 탄핵뿐이다.  진정성 있는 사과, 사과의 진정성은 사과를 하게 된 원인에 대한 책임이다. 그 책임을 외면한 공손한 태도는 진정성이 아니다.  민생 안정, 실재적인 민생 안정은 민생을 불안하게 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것을 가만히 두고 결과인 민생 안정을 주장하는 건 모순이다.  많은 국민의 뜻, 몇 명의 국민을 많은 국민이라 했을까? 주장의 신빙성을 내세우기 위한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       언론 매체 자주 등장하는 낱말을..

2024년 12월 13일

어제와 오늘,'교감일기'를 여러 번 쓰려다 맥이 풀려 '임시저장'만 했다.글쓰기, 이렇게 어렵지 않았었는데,글쓰기, 싫었더라도 막상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바쁜 일상을 쪼개며 쓰는 일기였는데,바쁜 일상을 쪼갠 자리에 2024년 12월 3일의 경악을 금치 못할 전모가 드러난 뉴스가 차지했고,바쁜 일상조차 국민을 배신한 내란범들과 '뇌 없음'으로 두둔하는 대한민국 국민인 그들의 말들로 분노만 가득하다.분노의 피곤으로 일상이 흐물흐물하다.

2024년 12월 8일

기분 참 더럽다.  국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현실,  주인 된 국민이 뽑은 한 무리의 정치권력으로부터 되레 국민이 외면받는 대한민국의 정치 제도에 무력감을 넘어서 국민이 배신당했다는 용서할 수 없는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는다.  일제에 나라를 팔아먹어도,  쿠데타로 국민에게 총을 난사하여 정권을 잡아도,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민간인에게 국가 권력을 휘두르게 하여 국정을 농단해도,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풀려나서 국민이 모르는 권력 기관에서 활개 치며,  국민 배신을 멈추지 않는 몰국민주권의 우리 정치 역사를 단죄하지 못한 결과이다.   이번에는 단죄해야 한다.  2024년의 대한민국에 쿠데타가 웬 말이며 비상계엄력이 웬 말이란 말인가?  그것도 국민이 직접 뽑은 정치권력이 그런 짓을 했다.  ..

2024년 12월 6일

12월 3일 한밤중에 나는 한블리를 보고 있었다. 화면에 '비상계엄 선포'라는 자막이 떠서 방송사가 해킹을 당한 줄 알았다. 그것도 큰일이라 해프닝으로 받아넘기기가 힘들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화면에 대통령이 등장해서 퍼뜩 북한과 전쟁이 난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런데 대통령이 읽어 내려가는 문구가 섬뜻했다. 내가 초등학교-그 당시는 국민학교- 다닐 때 외워서 두 주먹을 불끈 쥔 손을 번쩍 들며 반공 웅변대회에서 외쳤던 원고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가족 단톡방에 큰 아들이 '뉴스 보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둘째 아들이 '뭔 일이래?'라는 글이 이어서 올라왔다.  나는 TV채널을 돌리며 사실인지를 확인했다. 사실이었다. 잠자는 아내를 깨워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미치겠다고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