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2025)

2025년 10월 12일

멋지다! 김샘! 2025. 10. 13. 11:17

두 아들을 양육하며 자기 주도성과 독립심을 길러주기 위해 애썼다. 두 아들의 삶에 관련된 결정과 선택은 내가 먼저 하지 않았다. 전부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세 번 정도, 축구를 잘하지 못하면서-축구 전문 코치도 인정한- 축구를 본격적으로 하려고 했을 때와 자기 물건을 아주 쉽게 친구에게 빌려주고 성의껏 되받으려 하지 않았을 때와 못된 어른이 장애인을 도우려는 순전한 아이들의 심성을 악용하여 허접한 물건을 비싸게 판 것을 의심 없이 사 왔을 때에 아들이 미처 알지 못한 사실과 진실을 냉정하게 얘기하며 매정하게 잘못이라고 했었다.

본인들이 원하지 않은 학원은 보내지 않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1학년까지 피아노 학원, 방과 후 축구교실, 방과 후 컴퓨터교실, 큰아들은 미술학원 조금 둘째 아들은 교기(지금의 중점 스포츠클럽) 배구 선수를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했다. 공부 관련으로 모르는 것은 학교 선생님에게 물어서 배우라고 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큰아들은 호기심으로 영어와 수학 학원을 조금 다녔고 둘째 아들은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는 영어 학원을 재미있게 다녔다.
여동생을 비롯한 주변인들이 학력을 높이는 학원을 보내라고 성화였지만 내 양육철학으로 흔들리지 않았고, 대학교와 학과를 정할 때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큰아들은 대학원 박사 과정에서 원하는 공부를 꾸준히 하며 경제적으로 독립하려고 애쓰며 2년 내에 결혼까지 계획하고 있고, 둘째는 경력을 쌓기 위한 인턴을 성실히 하며 역시 경제적으로 독립하려는 마음이 강해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지금 두 아들은 서울에서 따로 원룸 생활을 하는데 방세를 나와 아내가 지원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큰아들이 여러 군데에 출장을 다니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필요하다며 이런저런 돈 계산을 하고 있길래 얼마 안 탄 아내의 자동차를 줬다. 아내에겐 내가 갖고 싶었던 자동차를 사주었으나 주로 내가 타고 다닌다. 고민 없이 내 마음대로 돈을 쓴 게 이번에 산 자동차가 처음이다. 아마 앞으로 이런 기회가 한 번 더 있다면 조그마한 시골집일 것이다.

두 아들에게 방세를 비롯한 부족한 돈을 지원하며 내 양육철학이 무너지는 게 아닌가를 뒤돌아보며, 간혹 주변인들이 자식을 어떻게 키웠는지, 키우고 있는지를 물으면 옛날만큼 선뜻 내 양육철학을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도 두 아들에게 강조하는 게 있다.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것 쉬지 않고 하라는 것이고, 하고 싶기는 한데 능력이 안 되면 능력에 맞춰서 하고 싶은 것 쉬지 않고 찾아서 하라고 강조한다. 덧붙여 남의 시선으로 자신을 판단하며 살지 말고, 남도 제 살기 바빠서 본인들이 남을 의식하는 만큼 남들은 본인들을 눈여겨보지 않는다며, 본인이 만족하는 삶, 어쩔 수 없이 만족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라고 얘기한다. 사람은 세상 공부 꾸준히 해야 아주 조금씩 나아지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게 지금까지 내가 얻은 경험의 지혜다.
간혹, 두 아들에게 충분하지 않은 돈과 말로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살았고 살아갈 내 삶도 대견할 때가 있다. 늘 옆에서 고집스러운 남편을 말없이 때로는 단호하게 지지해 준 아내가 고마워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에는 내가 아내처럼 하려고 한다. 좀 더 아내 중심의 삶을 살려고 한다.       

세월 따라 변한 나의 양육철학과 삶이 원래부터 내가 그런 일관성이 없는 성격에서 비롯되었는지, 아무 생각 없이 세상의 변화대로 살아서 그런지, 최소한 그런 개똥철학을 억지로 지키려 애쓴 덕분에 세월 따라 변한 삶을 조금 부끄러워하고 대견해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런 이야기를, 저렴해서 잘 찾지 않는 내 감성에 충실한 길가의 농촌집에서 커피, 녹차, 꽃차, 막걸리, 소맥, 소주, 전통주 한잔하며 진솔하게 나누고 싶다. 그런 날을 기대하며 앞으로의 삶도 꾸미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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