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2025)

2026년 1월 20일

멋지다! 김샘! 2026. 1. 20. 09:58

본성이 잘난척하며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겉으로는 그걸 강하게 부정했지만, 속으로는 잘나서 이겼다고 자찬했다. 자찬을 계속하려고 쉬지 않고 보고 듣고 읽고 사유했다. 그렇게 쉼 없이 달리던 어느 날에 본성으로 추동된 삶의 의미를 찾게 되었다.
가르치려고, 이기려고 쉼 없이 달리는가? 본성이 내 삶의 방향인가? 본성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가?    
본성이 내 삶의 방향은 확실히 아니다. 잘나고 못난 사람이 없어서 굳이 잘난척할 생각과 이기고 싶은 욕구로 그렇지 않아도 험한 세상 경쟁적으로 살고 싶지 않은 건 확실하다. 그런데도 가끔은 여전히 그러려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면 본성대로 하지 못해서 어금니를 꽉 문채 입을 짜증스럽게 씰룩거린다.

오랜만에 만나서 술 마시는 자리가 싫다. 오랜만에 만난다는 건 친했거나 친한 관계인데, 각각의 친한 정도는 다르다. 만날 때마다 매번 그 정도가 다른만큼 삶의 방향과 의미도 다름을 확연하게 드러낸다. 따질 필요가 없는 데도 옳고 그름으로 경쟁하고, 뻔한 가짜 뉴스를 진실이라 우기며, 자유는 잘못 규정되고, 연민과 평등을 뿌옇게 가리며 현행하는 가부장 인습의 맥을 잇는다.
그렇게 한바탕 난리를 친 다음날은 어김없이 본성을 누그러뜨리지 못한 걸 탓하며 참회의 시간을 고통스럽게 갖는다. 밥을 먹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엄습하는 장면이 고통스럽다.

말을 아끼자. 하고 싶은 말만 하자. 그런데 하고 싶은 말이란 게 도대체 뭔 말인가? 꼭 해야 할 말이란 게 있기는 한가? 직장에서야 규율이 할 말이고 해야 할 말이지만· · · · · ·.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고, 세상사가 그렇다고 위무하며 그냥 그렇게 한 세월을 보낼까?
그럴 수는 없다고,  내 삶의 의미는 술에 취해도 본성대로 살면 안 된다고 세차게 다그치는데, 어찌 그 소리를 상쾌하게 외면할 수 있겠는가?

술 한 잔이 당겨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멀찌감치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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