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일기(2026~)

2026년 3월 30일

멋지다! 김샘! 2026. 3. 30. 18:52

비가 와서 학교 주변의 지리산자락길을 걸을 수 없어서 사택에서 글을 쓰다가 창문을 열었더니 봄비가 갓 돋아나는 잎들을 토닥토닥 다독이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같이 감성을 자극하는 날, 친구들과 술 한잔 걸치고 노래방에 가면 트로트를 부르곤 한다. 트로트를 좋아한다든지 싫어한다든지와 같은 뚜렷한 생각은 없다. 하지만 트로트로 수렴되는 요즘 가요계가 우려스럽다. 대중문화의 적은 다양성이다. 그런데 특정한 채널에서는 꾸준히 옛 가요 전체를 트로트로 규정하는 듯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트로트가 아닌 가요를 트로트로 편곡해서 본래의 가치를 손상하는 건 예사이고, 아이돌 가수를 비롯한 다른 장르의 가수들의 트로트 가수 전환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면서 가수의 음악성은 장르가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부분적으론 동의하지만 장르마다 추구하는 음악성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신파에 가까운 사랑과 이별, 고향의 의미가 퇴색한 지금과는 어울리지 않는 향수가 대부분인 트로트가 어떻게 다른 장르의 음악성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것인지.

나는 트로트와 아이돌로 양분되어 가는 지금의 가요계가 '서태지와 아이들' 같은 혁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침체의 길로 쉽게 미끄러질 것이라 걱정한다.
대중이 다양성을 자극하지 않고, 일부 방송사와 가수들이 자본만을 좇는 현상을 언론이 비평하지 않고, 정부가 지금의 K-POP 상승 기류에 숟가락만 얹고 있다가는 K-POP도 J-POP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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