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일기(2026~)

2026년 4월 16일

멋지다! 김샘! 2026. 4. 16. 03:40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습니다.


곳간 주인이 곳간이 비어서 살림살이를 제대로 할 수 없다며 빈 곳간을 탓한다. 곳간 관리를 제대로 못한 반성은커녕, 애먼 곳간이 문제라고 하니 어처구니없다.

나이가 들수록 베풂에 인색하다. 심지어 젊은 날의 베풂조차 객기로 여겨진다. 요즘 들어 전 생애에 걸쳐 베풂을 실천한 분들을 볼 때면 참 대단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우리 사회가 그런 분들을 의도적으로 칭송해야 인간 베풂을 잃지 않겠다.

우리 학교는 절기 교육활동을 한다. 절기 때마다는 하지 못하고 사계절로 모아서 한다. 오늘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를 모은 따시데이를 한다. 여기서 데이는 영어 day가 아니라 갱상도 사투리 무엇하네 할 때의 데이이다. 그래서 따시데이는 따뜻하다의 갱상도 사투리 따시다와 무엇하네가 합쳐진 말로 '따뜻하네'라는 뜻이다. 일부러 교문에 현수막도 큼직하게 달았다.
오전은 학생들의 활동이었고, 오후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활동이었다. 오전 활동을 하기 전에 도서실에서 체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말과 묵념을 했다. 다음은 오후 학부모님들에게 한 인사말이다.

참, 따뜻한 날입니다.

차가운 몸 따뜻하시라고 일상에서 열받은 것 좀 식히시라고 커피차를 불렀습니다.
커피차 그게 뭐라고? 할 수 있지만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누려본 적은 없지 않습니까?
오늘은 먹고살려고 냉랭해진, 열받은 몸과 마음 조금 따뜻하라고 우리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뭘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준비한 따시데이 따뜻하게 누립시다.
제가 따시나? 하면 다 같이 하~모, 참말로 따시데이!라고 답해 주십시오.
따시나?
하~모 참말로 따시데이!

사족, 변명이지만 세월호 참사일인 오늘 따시데이를 한다는 게 마음에 많이 걸렸다. 하지만 여러 교육 활동이 겹쳐서 어쩔수없었다.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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