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신규교사 멘토링

승진할까? 말까?

멋지다! 김샘! 2015. 10. 31. 22:35

22년 동안 선생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직장이라면 부장이상의 자리를 하고 있겠죠?

아니면 짤려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든지...

 

22년 전의 첫 발령지의 교장선생님은 그 지역의 3대 악당에 속했습니다.

모든 면에서 본 받을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교감선생님도 업무능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감, 교장이 싫었습니다.

그리고 교감, 교장 안할거라고 떠들고 다녔습니다.

 

그냥 선생 열심히 했습니다.

관심있는 분야에 정말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선생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도 겪었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울화가 치밉니다.

남들은 화해가 된 줄 알지만 잘못없는 선생을 굴복시키는 것이 진정한 화해가 되겠습니까?

그래서 다짐했습니다.

만약 관리자가 된다면 온기 있는 손을 먼저 내밀겠다고...

 

어머니의 수술로 인하여 고향으로 근무지를 옮겼습니다.

재수없게도 또 3대 악당 중에 1등 꼽히는 학교에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더 재수없는 것은 전 우주를 통틀어 제일 추악하고 더러운 교감과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부딪히고 싸웠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선생님들에게 필요한 것 요구하면 무조건 안된다고 합니다.

싸우고 또 싸웠습니다.

사석에서는 선배선생님들이 조그마한 위로의 말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공적인 자리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추악한 관리자의 형태를 감싸돌기까지 했습니다.

저에게 당부도 했습니다. 단단하면 꺽인다고... 부드러워지라고...

지역교육청도 거들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어서 홈페이지에 문의했더니 교감에게 전화해서 쓸데없는 문의하지 마라고 했답니다.

우리학교 담당장학사도 거들었습니다.

연구학교 지도를 나와서 본인이 아는 지식으로 안되니 연구보고서에 포함시키지 마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관리자도 포함시키지 마라고 했습니다.

공식적인 보고서엔 포함시키지 못하고 보고회 당일 참관한 선생님들에게 별도로 안내했더니 대박이 났습니다.

 

지역교육청, 도교육청 지원활동도 제법 했습니다.

인정받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잘 안합니다.

솔직히 불러주는 곳도 없습니다.

얼마전에 잘 아는 선배가 T/F팀을 꾸려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야여서 열심히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참가한 구성원들의 생각과 목적이 저와 많이 달랐습니다.

몇일 고민을 하다가 그 선배에게 문자로 죄송하지만 빠지겠다고 했습니다.

전화하면 구질구질한 변명을 해야 될 것 같아서 문자로 보냈습니다. 그래도 비겁했습니다.

심사위원, T/F팀 위원, 강사 등으로 교육청일을 도우는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선생을 대표해서, 학교를 대표해서 참여하는 자리입니다.

본인의 욕심보다 교육을 위한 활동이 되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그 자리에서 결정된 사소한 것이 학교현장에 미치는 엄청난 파장을 꼭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선생이 선생을 괴롭히는 일, 선생을 아이들에게 멀어지게 하는 일 하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

 

몇년 사이에 많은 분들이 언제 승진하냐고 자꾸 묻습니다.

빈말로 별 생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랫더니 당신 같은 선생이 관리자 돼야 학교가 변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학교의 변화를 위해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적인 자리에서 단 한번도 편들어 주는 선생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승진을 종용하는 분들과 학교가 달라졌으면 하는 분들에게 말합니다.

'누가 내 마음에 드는 학교를 만들어 주겠습니까?'

'불만 많은 선생님 자신이 바꾸지 않으면 절대 학교는 바뀌지 않는다'고 이야기 합니다.

'평소에 전교조 욕하면서 아쉬울 때 전교조는 뭐하냐고 하면 안되다'고 이야기 합니다.

 

SNS에 후배선생님들이 관리자가 안될 것이라고 합니다.

관리자보다 훌륭한 선생님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좀 다르게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훌륭한 선생님은 혼자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선생님들이 훌륭한 선생이라고 인정을 해야 되는 것입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관리자가 되는 것보다 더 힘들지도 모릅니다.

훌륭한 선생님인 친한 선배가 자꾸 이야기를 합니다.

'나이가 드니 선생으로서 동력이 떨어진다.'

'관리자보다 선생님들에게 마음에 상처를 받는 일이 더 많아진다.'

'선생님으로 퇴직하는 분들의 가슴에 멍 안든 분들이 없을 것이다.'

 

선생님들이 훌륭한 선생님을 만듭니다.

선생님들이 훌륭한 선생님을 존중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훌륭한 선생님들의 성장 동력이 꺼지지 않습니다.

관리자가 안될 것이라고 선언하는 후배선생님들! 주위의 훌륭한 선생님 존중하고 있습니까?

설마 나보다 훌륭한 선생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당신이 훌륭한 선생님 존중하는 풍토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의 동력도 꺼져서 가슴에 멍드는 일 자주 생길 것입니다.

 

승진제도 많은 문제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를 충족시키는 승진제도 퇴직할때까지 안 만들어집니다.

보통의 선생님들이 꿈꾸는 승진제도 절대 안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도전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승진가산점을 얻기 위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친 결과가 승진가산점이 되는 방법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관리자가 되는 것이 목적이고 목표가 아니라

훌륭한 관리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정해 보십시오.

훌륭한 선생님을 한 분들이 훌륭한 관리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말 많은 주위의 관리자들 살펴보십시오.

선생님 똑바로 한 분들입니까?

 

승진을 할까? 말까?를 고민하기 전에

관리자 안할 것이라고 선언하기 전에

주위의 선생님을 존경하는 풍토 만드는데 앞장서면 좋겠습니다.

주위 선생님들에게 '훌륭한 선생님이다.'라는 소리를 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슬기로운 방법으로 승진도 하면 좋겠습니다.

훌륭한 선생님이 승진 안하면 누가 하겠습니까?

그래야 학교가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