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구기종목을 결승에 진출시킨 감독이 있습니다. 남자 배구의 김호철 감독과 남자 축구의 김학범 감독입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다 아는 분들이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두 사람의 리더십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분들이라 이력은 생략하고 경기를 통해서 보여준 리더십을 주관적으로 분석하겠습니다.
김호철 감독은 승부를 즐기는 리더십, 타고난 승부사라고 표현하지만 이기는 것에서 기쁨만을 얻는 감독이 아니라 경기 중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즐기는 감독입니다. 예전에는 본인만의 지식과 지혜로 선수들에게 지시했다면 몇 년 전부터는 선수들의 의견도 존중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간혹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조차도 극복하는 과정에서 표출되는 모습이지 원초적인 흥분만 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김학범 감독은 철저한 분석과 인간미로 무장한 감독입니다. 은행원이라는 특별한 이력으로 지략가라는 소리를 듣지만 모든 감독은 지략가입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그는 차분하게 자신의 전략을 선수들과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지략이 통하지 않은 경기에 대해서는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습니다. 그리곤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
힘들었던 우즈베키스탄 대회를 마치고 한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이며 “힘드네요. 참 힘드네요”라고 말한 그의 짧은 말에서 경기 내내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 진심이 선수들과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학교 관리자의 리더십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 듯합니다.
김호철 감독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즐기는 열정적 리더십과 김학범 감독의 인간미로 무장한 리더십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학교 관리자의 열정에는 지나친 사적인 욕심이 많고 학교 구성원들 간의 민주적인 소통과 공감이 부족합니다. 김호철 감독이 선수들에게 너희들은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겠어라고 묻는 장면과 경기 후에 등을 두드리거나 하이파이브 하며 얼싸안는 장면이 현재의 학교에서 많이 필요합니다.
인간미를 앞세운 관리자는 확고한 교육철학에 의한 미움받을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합니다. 사람 좋다는 말만 듣기를 원하고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단호한 선택과 결정에 인색합니다.
좋아하는 두 감독의 리더십으로 학교 관리자의 아쉬웠던 리더십에 억지로 대입시켰습니다. 장점으로 단점을 비교하는 것이 모순이지만 나의 일터가 좀 더 아이들을 위해 나아지기를 원하는 마음을 담기 위함이었습니다.
오늘 오후에 있을 두 경기의 결승에서 보여줄 두 감독의 리더십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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