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감은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는데 뭔가 찜찜했다. 상쾌한 피로감을 한숨의 낮잠으로 가뿐하게 떨쳐내는 상상을 했는데, 앞뒤를 아무리 생각해도 친구들과 대화는 언짢지 않았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나쁘지만 않은 기분이 몰고 온 선잠의 피로가 머리를 눌렀다. '그래 산책이나 하자.' 평소 같으면 공기가 조금만 따뜻해도 출몰하는 날파리가 귀찮았을 텐데, 머릿속을 날아다니는 찜찜함의 정체를 좇느라 날파리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문득, 대화 내용이 아닌 태도가 마음에 차지 않아서 순간순간 짜증이 난 장면이 떠올랐다. '그렇구나!' 친구가 하는 첫 몇 마디만으로 하고 싶은 말을 알겠다면 얼른 그만두기를 바랐다. 섣부른 판단으로 친구의 말은 지루했고 하고 싶은 내 말을 얼른하려고 안달났다. 그러는 사이 친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