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9

2023년 3월 2일

김교감은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는데 뭔가 찜찜했다. 상쾌한 피로감을 한숨의 낮잠으로 가뿐하게 떨쳐내는 상상을 했는데, 앞뒤를 아무리 생각해도 친구들과 대화는 언짢지 않았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나쁘지만 않은 기분이 몰고 온 선잠의 피로가 머리를 눌렀다. '그래 산책이나 하자.' 평소 같으면 공기가 조금만 따뜻해도 출몰하는 날파리가 귀찮았을 텐데, 머릿속을 날아다니는 찜찜함의 정체를 좇느라 날파리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문득, 대화 내용이 아닌 태도가 마음에 차지 않아서 순간순간 짜증이 난 장면이 떠올랐다. '그렇구나!' 친구가 하는 첫 몇 마디만으로 하고 싶은 말을 알겠다면 얼른 그만두기를 바랐다. 섣부른 판단으로 친구의 말은 지루했고 하고 싶은 내 말을 얼른하려고 안달났다. 그러는 사이 친구의 ..

2022년 7월 27일

1. 교직원이 교감이나 교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런저런 모임을 스스럼없이 하면 좋겠다. 교감이나 교장이 학교 안팎 교직원의 모임에 대해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으면 좋겠다. 교감과 교장 또한 전체와 일부 교직원들과의 모임을 스스럼없이 주관하고 참석하면 좋겠다. 본인이 없는 모임을 상상하면 억울해서 서운한가? 그건 모임을 상상하며 편집하는 본인이 문제다. 욕먹을 수 없는 절대 존재라는 마음부터 치유하라. 상상하며 편집한 마음속의 모임과 실제 모임은 다르다. 설령 같아서 본인을 욕하는 모임이라 하더라도, 언제까지 그런 모임을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은가? 걱정인가? 평소 행실이 바르면, 뭐가 두려워서 그렇게나 걱정인가? 서운한가? 꾸준히 베풀면, 미안해서라도 챙기지 않을까? 교직원이 스스럼없이 모여서 자유롭..

2022년 6월 10일

어제 경남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정책연구소에 정책 심의를 하고 왔다. 저녁에는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스스럼없이 말하고 듣는 모임을 만들기 위한 준비 모임을 했다. 대화중에 요즘은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 묻길래 대화의 재미가 없어서 잘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사람들이라 술을 많이 마셨다. 아내가 출근시켜줬지만 오늘 하루가 엄청 힘들었다. 술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오늘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2022년 4월 23일

어느 누군가를 비난하는 이야기는 빼고, 어느 누군가와 거침없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기분 나쁠지는 모르겠지만’으로 시작하는 말로 어느 누군가의 감정을 통제하지 않고, 기분 나쁜 어느 누군가가 그 기분 나쁨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대화를 하고 싶었다. 진솔하게 드러낸 그 기분 나쁨이 지적 호기심이 되어, 어느 누군가에게 쏟아내어 기분 나쁘게 다가선 말들이 그가 느낀 나쁜 기분과 자각의 상쾌함으로 회유하여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서 또 어느 누군가에게 적대적이지 않은 기분 나쁜 말을 건네고 싶었다. 기분 나쁜 말이 밝은 세상과 어두운 세상을 두루 거쳐서 내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설렘을 맛보고 싶어서 기분 나쁜 말을 꾸준히 뱉었다. 밝고 어두운 세상이 상대하지 않고 그것들로 겁이 나더라도 기분 나쁜 말들을 안전..

2021년 5월 20일

교직원, 교감, 교장의 직급으로 나뉘어 있지만, 대화는 평등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학교, 교육지원청, 도 교육청으로 나뉘어 있지만, 소통은 평등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직을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해서 권위와 위계질서가 필요하지만, 규범과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규범과 절차가 상급자와 상위기관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데도 우리는 습관적으로 상급자와 상위기관의 언행에 본능적으로 귀속하려 한다. 희한하게 상급자와 상위기관이 되면 습관적으로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하급자와 하위 기관에 미루는 언행을 서슴지 않는다. 상급자와 상위기관의 장이 바뀔 때마다, 해마다, 매번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번지르르하게 다짐하는 것을 보아왔지만, 마음의 준비 없이 여전함에 맞닥뜨리면 울화가 치밀어 옆에 ..

2020년 5월 22일

내 것을 지키고 내가 하는 일이 옳고 내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이런 본성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닌 자존감의 형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그래서 이런 본성을 무조건 숨기려거나 나쁘다는 전제로 대화하면 진실된 소통을 할 수 없다. 나의 입장에서 충분히 말하고 타인의 입장으로 수정될 수 있다는 이성적인 대화 의지만 있으면 본성은 문제 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매개로 한 교직원들 간의 소통이 부족하여 전입한 교사의 입장에서는 학교 문화가 생소하거나 의아스럽다. 기존 교사는 전입 교사의 궁금증들이 별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다. 이기적인 인간 본성을 숨기지 않되 이성적인 대화 의지로 극복하자. 전입 교사는 학교의 문화 존중하고, 기존 교사는 전입 교사의 합리적인 문제 제기로 ..

질문리더십3-마이클 J. 마쿼트 지음/최요한 옮김/유순신 감수

질문하는 리더 되기: 고급편 1. 함께 있는 사람의 변화를 위해서는 정직, 이해, 관심이 필요하다. 즉 정직하게 질문해야(학습 마인드) 하고, 대답을 들을 때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고맙게 들어야 한다. 그리고 직원의 질문에 대답할 때도 너그럽고 정직해야 된다. 2. 리더와 직원이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