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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9일

현장중심 행정이란? 장관을 비롯한 고위 관료가 그럴싸한 의전으로 기관장과 우호적인 참석자들과 차 마시며 웃고 즐기며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는 게 아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그 자리에 끼지도 못하고 의전 준비한다고 행정력만 낭비할 뿐이다. 간혹 실무자가 끼여도 뻔한 답을 요구하는 질문자의 배역을 할 뿐이다. 현장중심 행정이라 함은? 현장의 실무자와 격의 없이 진솔한 대화를 자주 하고, 그 대화의 내용을 전문가와 전문연구기관에서 검증하여 정책으로 연결하는 행정이다. 현장중심 행정한다며 의도된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sns에 공유하는 정치인과 고위 관료 옆에, 누가 어떤 인상과 복장으로 어떤 도안의 현수막을 배경으로 무슨 음식을 차린 탁자 앞에 있는지를 살펴보면 현장중심 행정의 진위를 알 수 있다. ..

2025년 6월 4일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오늘이 내게는 그런 날이었다. 요 근래에 어머니 노환이 갑자기 악화되어 경황없이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며, 별로 효자도 아닌 놈인데도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무척 힘들었다. 그러나 향후 어머니를 어떻게 모시는 것이 바른 판단인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 했고, 나보다 더 힘든 아내를 생각해서 내색할 수 없었다. 둘째 아들의 취업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져서 그때마다 위로해야 했다.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데, 보름 가까이 심한 감기를 앓았다. 올해 들어 기력이 확 떨어져서 몸이 몹시 무거웠다. 학교에는 안타까운 일로 고생하는 분이 생겼는데 교감으로서 행정적인 뒤처리 말고는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어머니가 기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지만 그걸 지켜보는 내 마음은 이제 안정..

2025년 5월 30일

새벽에 일어나, 요즘은 퇴근하여 걷거나 뛰고 난 후 책을 좀 보다가 잠이 오면 그대로 자버린다.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것은 기본이고 어떤 날은 새벽 2시, 3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오늘은 다행히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정신은 깨도 몸을 깨우지 않으려 가만히 누워있었는데, 봄 내내 짝짓기 하며 나뭇가지 물고 와서 집 지으려는 암수의 비둘기 쫓느라고 고생했는데 어제부터 덩치 큰 수컷 한 놈이 베란다 실외기 위에서 웅장하게 구구거려서 쫓았는데 그놈의 웅장한 소리에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나 쫓았다. 여느 때처럼 읽던 책을 펼치려다가 오늘은 좀 다르고 싶어서 휴대폰의 국악방송 앱을 켜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가만히 들었다. 구전 민요 사이로 들려오는 부엌 너머의 뒷산에서 들려우는 산새소리가 새삼 좋았다. 눈을 감고 ..

2025년 5월 28일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인간이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열광하는 걸, 외계인도 흥미 있어할까? 인간끼리 땅 나누고는 그 땅이 서로 자기 땅이라 우기거나 그 땅에서 평화롭게 살 거라며 서로 죽이는 걸, 외계인도 그럴까? 인간이 인간에게 모멸감을 안기고 인간이 인간을 죽을 때까지 괴롭히는 걸, 외계인도 공감할까?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지구에는 자기 생명 보전에 꼭 필요한 지구 환경을 파괴하며 합법적으로 동족을 대량으로 살해하는데 일등인 동물이 있다. 그 동물들은 저마다 가진 힘으로 저마다의 방법으로 틈나는 대로 동족을 자기 발밑에 두려 한다, 폭력적으로 때로는 교묘하게. 그렇게 우열을 가려서는 서로 똑똑해서 서로 다르다며 차별화한다. 그런데, 우주에서 아무리 자세히 살펴봐도 그 동물들은 하나..

2025년 5월 23일

학교와 그런 일을 하기로 계약했으면 그런 일을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런 일을 하기가 힘들다고 해서 그걸 교직원 탓으로 돌리거나 교직원에게 해 달라고 하는 건 그걸 할 능력이 안 된다고 자임하는 것이다. 학교 구성원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학생의 학교생활과 교육활동이 안전하고 내실 있게 이루어져야 하지만, 기본 전제는 각자의 맡은 일에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관리자는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구성원을 냉정하게 지도하고 관리하는 게 먼저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못하겠다는 구성원의 일을 다른 구성원이 하도록 하거나 다른 구성원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탓하며 달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가 처음 발생했을 때 합리적으로 엄정하게 해결하려는 위엄을 보여야 유사한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

2025년 5월 20일

트로트를 좋아하지 싫어하지도 않는다. 텔레비전의 다양한 트로트 오디션이나 서바이벌 게임에 흥미는 없지만 그걸 배척하지도 않는다. 나는 트로트를 즐기진 않지만 남이 즐기는 걸 굳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그러나 요즘에 트로트가 어린이들 층으로 파고드는 것을 우려한다. 트로트 가사는 농익은 삶의 감정이다. 삶을 어느 정도 산 어른이면 그 농익은 삶의 감정을 짐작할 순 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이 어떻게 그런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단지 트로트 가수의 음색과 표정과 몸짓,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비롯한 주위 어른들이 부르는 것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다. 실제로 트로트를 실감 나게 잘 부르는 아이에게 가사의 의미를 물어보면 모른다. 어린아이가 가사와 곡조에 따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것을 부른 ..

2025년 5월 16일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데, 나을 듯 나을 듯하며 잘 낫지를 않는다. 남을 돕는 말은 잘도 했는데, 막상 그 일이 내 일이 되니 내가 돕던 그 말들이 나에겐 좀처럼 돌아오질 않아서 갈팡질팡했다. 갈팡질팡하는 가족들의 변덕으로 짜증은 더해 갔고. 어제부터 병원에서 근무하는 친구에게 사정을 털어놓았더니 차분히 다독이며 내가 남에게 했던 말을 돌려주었다. 흔들렸던 마음 다잡았다. 누군가는 결정해야 할 일인데, 마음속에 있는 말을 했다가는 매정한 인간 될 것 같아서 누군가가 그런 결정을 해주면 마지못해 수긍하는 척하며 마음의 짐을 덜려는 불편한 상황을 내가 끝내야겠다. 친구와 소주 한잔하기로 했는데 마침 비도 온다. 고춧가루 같은 안주 먹고 감기도 무거운 마음도 가라앉기를 바란다.

2025년 5월 14일

나는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 능력과 여유가 이것 밖인데 감상에 젖어서 감당하지 못하는 욕심을 부리지 못해 마음 아파해 봐야 무엇하겠는가? 세월이 흐린 뒤에는 오늘의 최선이 추억보다는 후회로 남을 것이 뻔하지만 그때 가서는 다 지난 일을 후회해서 무엇하겠는가라는 감정으로 살아가야지 별수가 없다. 나는 사람을 품평하지 않고 그 사람의 행위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때에는 칭찬하고 존경하고 존중하지만 또 어떤 때에는 나무란다. 사람은 고쳐 쓰지 못한다고 하는데 사람이면 상황에 맞는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은 해야 한다. 끊임없는 온갖 걱정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몹쓸 성격에다가 갑자기 찾아온 어머니의 건강 위기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억지로 피로를 걱정하며 잠을 청하는..

2025년 5월 12일

지난주에 어머니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져서 이런저런 고민 끝에 집 근처의 요양병원으로 모셨다. 다행히 한 고비를 넘겼는데 두 발로 설 수 없어서 내내 침대에 누워 계셔야 한다. 자기 고집과 자존심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센 분인데 기저귀로 대소변을 해결하려면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그 마음을 상상하니· · · · · · 돌아버리겠다. 함께 살 동안에는 몰랐는데, 작년의 치매 검사에서도 치매 판정을 받지 않았었는데 정신도 온전하지 않다. 기력을 회복하여 예전처럼 의료기에 의지하여 엉거주춤하게만 걸어도, 당신이 그렇게 원하는 집으로 퇴원할 수 있는데, 하루하루 지켜볼 수 밖엔 다른 방법이 없다. 몸은 잘하려는 마음을 늘 따라가지 않고, 남들은 아들이라도 어머니에게 살갑게 잘하더니만 나는 왜 이러는지. 병상..